현재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울산 현대를 상대한 원정 경기였다. 객관적 전력상 매우 까다로운 승부였던 이번 경기에서 경남 FC 수문장 황성민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드는 선방을 펼쳐 시선을 모았다.
황성민이 속한 경남은 26일 저녁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 울산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아쉽게 패했다. 경남은 전반 40분 이동준, 후반 35분 김인성, 경기 종료 직전 김지현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안타깝게도 FA컵 여정을 여기서 마쳐야 했다.
설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오는 30일 오후 4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2 2021 14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을 의식했는지 이번 울산 원정 경기에서 그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을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힘을 많이 뺀 상태에서 선발 선수들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 반면 울산은 홍철·이동준·이동경·원두재 등 국가대표 자원을 두루 기용한 터라 다소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던 경기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남은 울산을 상대로 제법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팽팽하게 승부를 이어갔다. 비록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준에게 헤더 실점을 내줬어도, 그 이전만 하더라도 꽤나 단단한 수비 집중력을 뽐내며 한때 울산을 긴장케 했다.
특히 수문장 황성민의 놀라운 세이브가 인상 깊었다. 모처럼 출전 기회를 얻은 황성민은 세 번이나 거의 실점하는 상황을 무마시켜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백미는 전반 23분 선방 상황이었다. 울산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이 박스 외곽에서 절묘하게 돌아서면서 날린 왼발 슛이 경남 왼쪽 골문 기둥을 때린 후 김인성에게 연결됐다.
이때 황성민은 이동경이 날린 슛 방향으로 몸을 날렸었다. 즉, 김인성이 완전히 텅 빈 골문을 마주한 상황이었는데 이때 황성민은 놀랍게도 곧바로 제2동작으로 이어가는 민첩성을 발휘하며 김인성의 슛을 손으로 걷어냈다.
뿐만 아니다. 1분 후 황성민은 우측면에서 날아든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받은 울산 공격수 김지현의 방향을 바꾸는 발리슛을 밖으로 쳐냈으며, 전반 29분에도 김성준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동준과 맞서는 장면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상황을 무마시켰다. 후반전에도 후반 33분 홍철의 날 선 왼발 프리킥을 다이빙 세이브로 막아냈으며, 후반 35분 김인성에게 내준 실점 위기에서도 가슴으로 슛을 막아냈다.
비록 3실점했지만, 황성민은 실로 온 몸을 날렸던 경기였다. 경남이 마지막까지 분투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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