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18·발렌시아)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면서 폴란드행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강인은 오는 5월 폴란드에서 열릴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핵심 전력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소속팀 발렌시아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점이 난제다.
정정용 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7일 유럽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조만간 유럽으로 건너가 구단(발렌시아)에 삼고초려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원래 이강인을 이번 전지훈련에 데려가 발을 맞춰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강인을 A대표팀에 발탁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에는 반드시 이강인을 데려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현실은 냉정하기만 하다. U-20 월드컵이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뿐만 아니라 스페인 국왕컵과 유로파리그 등을 병행하고 있다. U-20 월드컵이 열리는 5월에는 스페인 국왕컵(5월 26일)과 유로파리그(5월 30일) 모두 결승전이 겹치는 터라 이강인을 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일간 ‘엘 데스마르케’가 28일 “한국이 이강인의 U-20 월드컵 참가를 원하지만, 발렌시아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보도한 이유다.
유럽 클럽들은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그 아래 연령별 대표팀으로는 보내지 않는 관행도 고민이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 뿐만 아니라 병역 혜택이 걸린 내년 도쿄올림픽도 출전 대상이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토트넘)이 당시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로 출전이 결렬된 반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토트넘의 허락을 받고 참가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발렌시아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핵심인 셈이다. 정 감독은 “(이강인은) ‘U-20 월드컵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며 삼고초려의 의지를 재차 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