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로 일종의 어떤 확신이 들었다. 이제 구교환이 선택한 작품이라면, 기대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 말이다. 앞으로 공개될 영화 ‘군체’와 ‘폭설’, 그리고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까지, 장르도 캐릭터의 결도 판이하게 다르지만 구교환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대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미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지우고,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으로 우리를 설득해왔기 때문이다.
다작이 배우의 이미지를 소모시킨다는 통념은 구교환 앞에서 무력하다. 오히려 그가 촘촘히 쌓아 올린 시간은 소모가 아닌, 신뢰의 두께를 더하는 과정이었다. 어떤 작품이라도 관객을 온전히 설득해 내는 구교환의 저력은 이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연기를 왜 즐기냐는 물음에 그는 컷 소리와 함께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장면에 온전히 존재했음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연출 역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과정이라 덧붙였다. 결국 연기와 연출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근원적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구교환의 고백처럼, 우리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로 가득한 구교환이라는 세계에서 이제는 헤어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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