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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인터뷰] ‘김유정’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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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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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잘 컸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아요. 저를 온전히 보며 해주신 말이니까, 오히려 그 말이 좋던데요.(웃음)” 

배우 김유정은 2003년 광고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뒤, 2004년 영화 ‘DMZ, 비무장지대’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어느덧 데뷔 19년 차가 됐다.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한 그는 ‘잘 자란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제법 무거울 법도 한데, “오히려 좋다”며 밝게 웃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감독 방우리)를 보고 있노라면 ‘김유정, 참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은 말할 것도 없고, 10대 소녀의 우정과 사랑, 다양한 감정을 폭넓게 소화하며 극을 단단히 이끈다. 그동안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까지 꺼내어 보인다. 배우 김유정의 진가를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17세 소녀 보라(김유정 분)가 절친 연두(노윤서 분)의 첫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얻었다. 김유정은 절친의 첫사랑을 위해 사랑의 큐피트가 된 나보라를 연기했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공개 후 반응이 좋다. 기분이 어떤가. 
“사실 실감은 안 난다. 그냥 오픈이 됐다는 것 자체에 대한 기쁨이 크다. 부산국제영화제 GV 때도 관객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되게 즐거웠다. 부산에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와서 오픈 날까지 멤버들이 다 좋아했는데, 다행히 공개 후 반응이 좋아서 더 연락도 자주 하고 기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반응이 좋다. 호평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이대별로 공감대가 다른 것 같고,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 포인트도 다른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고 감정 이입이 되며 좋다면, 해외 시청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유머 코드에도 반응을 보이더라. 나도 신기했다. 해외 팬들이 봤을 때도 공감하고 재밌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영화는 오랜만이다. ‘20세기 소녀’를 택한 이유는.  
“영화나 드라마나 가리지 않고 모든 면에 있어서 잘 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사실 나이대가 고등학생에서 성인이 된 직후까지 애매한 시기라 기회가 없기도 했다. ‘20세기 소녀’ 시나리오를 보고 지금 이 시기에만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풋풋함이나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관계, 학생 때 느끼는 감정이 크게 다가왔고 공감된 부분이 있었다. 또 보라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매력이 뚜렷하고 확실하게 보여서 좋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감독님과 만나고 싶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감성에 빠져들게 됐다.”

-방우리 감독이 보라 역에 김유정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는데, 본인도 보라와 싱크로율이 높다고 느꼈나. 
“그 이야기를 나도 제작보고회 때 들었다. 되게 놀랐다. 나도 애정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 촬영할 때나 작품을 준비할 때는 (보라와 닮았다고)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알겠더라. 비슷한 부분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열정적이었고, 친구 일에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기도 하는 그런 학생이었다. 보라를 보면서 아 그때 내가 이 친구를 위해 이렇게 대변해줬었지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연기할 때 더 편하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했다.”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면서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감독님과 제일 많이 이야기 나눈 것은 그때 그 당시에 경험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거였다. 감독님 시절의 이야기라 그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또 보라의 목소리 톤이나 습관, 행동, 말투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보라가 리서치 기관 조사원처럼 전화를 걸 때, 나는 리서치 기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여러 소스를 받았다. 다양한 버전 중 한 가지를 택해서 촬영했다. 좋아하는 노래라든지, 보라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갔던 것 같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얼굴을 완성한 김유정. /넷플릭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얼굴을 완성한 김유정. /넷플릭스


-보라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귀엽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크게 했다. 시청자들에게도 그렇고 운호에게도 되게 귀엽게 보였으면 했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운호(변우석)에게 많이 물어봤다. 수학여행에서 술에 취한 장면도 어떻게 하면 과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했다. 그 장면이 또 웃음 포인트가 돼서 기분이 좋다. 보라가 아빠랑 대화할 때 은연중에 사투리가 나오는데 그런 것도 즐기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냈다고. 지금 떠오르는 것 하나만 소개하자면. 
“보라의 양말이다. ‘보라비디오’가 새겨진 양말을 하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보라비디오’를 대표하는 아이템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개업하면 뭔가 하나씩 나눠주잖나. 필통이라든지 연필이라든지. 그런데 보라의 발을 보는 운호의 신이 있고, 양말에 ‘보라비디오’를 새기면 어떨까, 보라가 그 양말을 계속 신고 다니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냈다.” 

-보라가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평소 또래보다 성숙하고 의젓하다가도 울 때 보면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더라. 배우의 해석이었나.
“의도한 부분이었다. 보라가 친구를 위하는 성격이고, 스스로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솔직하지 못한 느낌도 있고. 그렇지만 아끼는 사람에 대해서는 충실한 감정을 가진 친구이기 때문에 그 안에 쌓인 감정이 터졌을 때 그 나이대 아이처럼 울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표현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과해보이지 않고 억지로 우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진짜로 나오는 반응처럼 보이길 바랐다. 집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현장에서도 많이 물어봤다. 찍으면서도 찍고 나서도 감독님에게 이렇게 표현해도 괜찮냐고 계속 물어보면서 촬영했다.”

그 시절 감성도 완벽 소화한 김유정. /넷플릭스
그 시절 감성도 완벽 소화한 김유정. /넷플릭스


-영화의 배경인 1999년생이다. 세기말 감성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감독님이 그 시절 감성이 담긴 영화를 많이 추천해 줬다. 그런데 내가 원래 아날로그적 감성을 좋아한다. 음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옛날에 나온 것들을 접해 왔기 때문에 그 시절 감성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영화에 나온 음악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 원래 좋아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영화들도 이미 좋아하고 봤던 영화들이라 그 감성을 한 번 더 느끼려고 다시 꺼내보곤 했다.” 

-현장에서 나이는 어리지만 가장 경력이 많은 배우였다. 현장에서 경험자로서 어떻게 만들어나가고자 했나. 나이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했을 것 같다.   
“경력보다 내 나이에 초점을 더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도 아직 모르는 게 많고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분위기를 즐겁고 좋게 만들려고 했다. 서로 웃으면서 즐겁게 해야 영화에 그대로 표현될 거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장난도 더 치고 더 많이 웃으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은) 좋았다. 다 너무 착하고 그래서 촬영하면서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 나도 신났다. 친구들과 어디 놀러 가는 기분이 들더라. 어려워하는 지점이 있으면 뒤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더라.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만들어갔다.”

-여성캐릭터, 보라의 시선으로 풀어낸 첫사랑 이야기라는 점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부분이 이 작품을 하게 된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끝까지 보라의 시선으로만 가는 게 아니라 한 번 스위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처음에는 보라의 시점이라고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보라의 눈을 따라다니는 느낌이 들더라. 누군가를 관찰하고 비디오를 통해 바라보게 되는 시점들에 포인트를 두고 연출한 장면들이 그 시대 감성을 더 잘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 보라가 느끼는 감정들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과 감정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또 누군가는 운호나 현진, 연두에게 이입해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유정이 학창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김유정이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첫사랑 소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만족도는.   
“사실 보라를 두고 첫사랑의 이미지라는 반응이 올 줄 몰랐다. 보라의 시선으로 운호를 담기 때문에 운호를 향한 피드백만 올 줄 알았다.(웃음) 내가 생각해도 전에 보인 모습과 조금은 다른 새로운 모습이 보인 것 같다. 연기할 때도 조금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물론 교복을 입긴 했지만, 확실히 조금은 다른 면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결말을 두고 아쉬워하는 반응도 많다. 
“나도 처음에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영화가 만들어진 것을 보니 전체의 감정선에 가장 알맞고 적당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결말로 인해 앞에 나온 관계들이나 감정들이 증폭되는 것 같았다.”

-활동을 일찍 시작해서 보라처럼 학창시절 추억이 많이 없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새로운 재미도 느꼈을 것 같은데. 
“학창시절에 학교를 정말 열심히 다녔다. 학교 다니는 걸 좋아했다. 친구들도 잘 사귀어서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가까이 지낸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좋아했던 남학생도 있었고 밸런타인데이 때 사탕을 주고받았던 추억도 있다. 풋풋하고 귀여운 추억이다. (영화를) 찍으면서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나와 친한 친구들도 생각나고. 그래서 연두와 촬영할 때 조금 더 감정 이입이 됐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들었던 말이 ‘천천히 걸어가야 해’였다. 그때는 이해가 안 됐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고 경험을 무수히 하고 있기에 앞서나가려고 하면 중재를 시켜주셨던 것 같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전에는 친구들처럼 하고 싶은데 왜 못하지 생각을 했다. 지금은 두 가지를 다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학교도 열심히 다녔다. 나도 친구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친구들이 직장에 다니기도 하니까 내가 이해를 못하는 이야기도 있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다. 분야가 다르고 서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서로 경험이 되더라. 그래서 아쉬움은 크지 않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고 즐거웠던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거기서 힘을 얻기도 한다.” 

-실제 김유정의 이상형도 궁금하다. 
“보라는 운호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친구다. 현진이를 그렇게 쫓아다녔는데도 현진이는 그렇게 싫고 운호를 좋아하는 걸 보면 그런 듯하다. 나는 편안하고 장난도 치는 스타일이 좋다. 현진과 운호가 반반 섞이면 좋겠지? 굳이 한 명이 아니라.(웃음) (외적으로는) 포근하게 보이는 스타일이 좋다. 겉으로 봤을 때 포근하게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분이 좋다.”

참 잘 컸다, 김유정 /넷플릭스
참 잘 컸다, 김유정 /넷플릭스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해오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이 일 외에도 나 스스로 형성하고 찾아가는 시기잖나. 그게 같이 겹치면서 어렵고 고민도 많았다. 성인이 되면서 안정적으로 된 것 같다. 지금은 너무 평안하고 평온한 상태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여러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일어나는 힘을 키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가족들도 옆에서 많이 잡아줬다. 어머니는 멘토나 마찬가지다.”  

-배우 김유정으로 살면서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나 다짐이 있나.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연기로 표현할 때도 그렇고 사람들을 만날 때도 그렇고 어떤 상황이든 내 경험으로 인해서 생기는 나의 시선을 편견을 갖지 않고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게 되면 연기를 하면서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크게 표현할 수 있는데 폭이 좁아진다고 생각해서 더 넓게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하면서 경험이 계속 쌓이잖나.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 방식대로 생각하게 되더라. 그때 딱 느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너무 내 생각에 치우치면 안 되는데 생각이 들더라. 그때 이후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더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김유정. /넷플릭스​

앞으로 더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김유정. /넷플릭스​


-‘잘 컸다’는 이미지가 때로는 부담이 될 것도 같다. 과거의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도 하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나를 떨쳐내고 싶지 않다. 그것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의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마인드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과거에서 다 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나를 온전히 지배하면 안 되기 때문에,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고민을 하는 편이다. 앞으로 올 날들에 있어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배워나갈지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한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 취미도 만들고 여행도 다닌다. 특히 여행을 좋아한다. 새로운 곳에 가서 그 장소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서 영감을 얻는 것 같다.” 

-어느덧 데뷔 19년 차다. 이 일이 ‘사람’ 김유정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다.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재미도 느끼고 즐겁지만, 일상에서의 김유정에게도 분명히 즐거운 부분이 존재해야만 일도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경험함으로써 일상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는 것 같다. 서로 좋게 시너지를 내는 느낌이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제일 좋은 것은 믿고 볼 수 있다는 게 아닐까. 그런데 사실 나는 ‘잘 컸다’는 말을 되게 좋아한다. 가끔 지인들이나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저 잘하고 있는 거 맞죠?’라고 물으면 ‘잘하고 있어, 너 잘 컸어’라는 말을 해주시는데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 표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없다. 그만큼 나를 온전히 보면서 해주신 표현이니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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