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기에 김수현은 다 이뤘다. 모든 작품이 성공했고, 부와 명예와 권력을 쥐었다. 그럼에도 이루고 싶은 게 있을까?
애초에 뭐가 되겠다거나, 뭘 이루겠다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 너무 빤한 말 같지만, 좋아서 시작했고 열심히 하니 인정받았다. 성공한 안정감에 마취가 되지 않는 건 그만큼 연예계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매뉴얼도 없지만 추락하는 매뉴얼도 없다. 이곳의 뜨고 지는 모든 것이 ‘순간’으로 결정된다. 이쪽에 몸담고 있는 사람 중에 그 누구도 게을렀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의 인생이 달린 문제에 방관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다 이루고 못 이루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가고 있는 길을 넘어짐 없이 잘 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나 이거보고 출구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