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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폭군〉 배우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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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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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3613


여지와 여백이 많은, 착한 호랑이

김선호 
2009년 연극 〈보잉보잉〉으로 데뷔했다. ‘대학로 아이돌’로 불리다가 서른이 넘어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김과장〉 〈최강 배달꾼〉 〈투깝스〉 〈유령을 잡아라〉 등의 드라마를 찍었고, 〈스타트업〉과 〈갯마을 차차차〉가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글로벌 배우가 됐다. 2023년 박훈정 감독과 첫 영화 〈귀공자〉를, 2024년 두 번째 작품 〈폭군〉을 만들었다. 


첫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인터뷰에서 그는 잠을 설쳤다고 했다. 2009년부터 무대에 섰으니 배우가 된 지는 15년이다. 그럼에도 처음 해보는 장르, 처음 하는 경험,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김선호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첫 드라마(〈김과장〉)는 촬영 내내 하루 두세 시간도 자지 못했다고 했고, 첫 예능(〈1박 2일〉)에서 그는 잠을 거의 못 자 붉게 충혈된 눈으로 수많은 복불복과 야생의 삶을 누볐다. 그 많은 하얀 밤, 그는 무슨 생각을 하며 견디었을까. 용기 있는 자는, 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겁이 나지만 길을 나서는 사람이라 했던가. 


그러나 두 번째가 되면 김선호는 달라진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 그는 많이 웃고, 말도 잘했다. 첫 번째 인터뷰에서는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 첫 만남이 상대를 알아가고, 장르를 파악하는 시간이라면 두 번째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을 보여준다. 그 차이가 신기해 그사이 어떻게 이토록 달라졌느냐 물으니 그가 보조개를 드러내며 말한다. 


“전에 만난 적이 있으니까요.”


그러니 한 번 보고 김선호를 안다고 말해선 안 된다. 두 번째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박훈정 감독도 그랬을 것이다. 박 감독은 영화 〈귀공자〉에서 김선호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바로 다음 작품인 〈폭군〉에 다시 김선호를 캐스팅했다. 두 번째의 김선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같은 감독과 배우가 만났으나 전혀 다른 작품이 나왔다. 


어릴 적부터 김선호를 알던 친구들은 그가 배우 혹은 연예인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지목되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흘리는 학생이었다. 연기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 건 열아홉, 고3이 되어서다. 연기를 시작한 김선호는 객석에 아는 사람의 얼굴과 눈을 보고서야 대사를 편히 내뱉을 수 있었다. 그에게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 ‘아는 사람’의 힘은 이렇게 크다. 그래서 김선호의 변하지 않는 목표는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동료 배우든, 스태프든, 관객이든, 기자든 마찬가지다. 그를 다시 만나면, 우리는 전에 보지 못한 김선호를 마주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연기를 하면 내 안의 것이 나와요.

무대는 그 사람이 고스란히 드러나요.

그래서 연기에 재미를 느낀 것 같아요.

말하지 않아도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

무대는 저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처음엔 그의 하얀 얼굴과 선한 인상 때문에 그를 선호하는 줄 알았다. 실제 그의 첫인상은 ‘착할 선(善)’에 ‘좋을 호(好)’다. 하지만 두 번째 만나면 그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된다. ‘베풀 선(宣)’에 ‘범 호(虎)’, 무대 위를 달리는 호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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