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가 질문에서 많이 벗어나는 류면 적당히 빼서 쓰고있고, 내가 말을 조금 다듬은것도 있으니 정확한건 풀버전영상을 봐주세용
다 쓰고 다시 읽다가 내기준 포인트된다 싶은건 밑줄쳤슨
1. 관객프로그래머(두분다 팬분들이심ㅋㅋ) 2명이 기획해서 꾸민 자리라고했슨ㅇㅇ
그래서 인사 처음에 각자하고 시작하려는데, 마이크1개 이슈로 조금 마이크전달이 늦어지니까 '마이크가 1개뿐인가요? (본인앞에 있는거) 이거라도 드릴걸' 라고함 유죄인간..
2. 첫인사중
감) 처음 개봉했을땐 흥행이 안돼서 속상한부분들이 있었는데...
길) (감독님 어깨를 세게 잡음ㅋㅋㅋㅋㅋㅋ)
3.Q.영화 처음 찍을때 이렇게 사랑을 오래 받을줄알았나
길)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생각하고 찍은건 아니다, 지금 찍으면 더 잘 표현할수있을거같다고 항상 말했듯 아쉬움이 많았던 현장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추억하고 기억해주시는게 너무 좋다. 첫주 무대인사때 다음주 무대인사는 없다는 얘기를 듣고 오열했다(ㅋㅋㅋㅋㅠㅠ)
4.Q.정재곤이 이영준으로 했던 행동 중, 어디까지가 정재곤의 계획인가? 재곤이 귀걸이를 샀던것도 계획에 없던거같은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나?
감) 시간단위로 끊어서 계획하며 사랑하는건 어렵다. 갑자기 스며드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뢰한촬영할때 ('시점'에 대해서는) 남길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았고, 나도 따로 말해준게 없다. 정재곤을 연기한 남길이 스스로 결정해서 혜경한테 빠져드는 시점을 연기해낸것
길) 감독님 시나리오를 너무 잘쓰셔서 굳이 그런 질문을 할 필요성을 못느꼈다. 지금도 무뢰한 시나리오를 보면 '어떻게 이렇게 썼지(P)' 라는 생각든다. 한대표님이 거칠게 생기지않았나, 대표님이 현장와서 본인의 사랑얘기를 계속 하셨다. (ㅋㅋㅋ) '내가 예전엔 사랑할땐 이랬다~~~' 거칠게 생긴 사람의 사랑은 이부분도 참고를 했다.
감독님말마따나,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고 이별하는건 계획해서 되는게 아닌거같다. 이부분은 다소 비겁할수도 있겠다 싶은게, 어떤 행동을 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을때 나중에 '사실 사랑했었어'라는 핑계로 말한다는게 좀 비겁하다고 보일수도있다. 정재곤도 그런 결이 있을거같다. 정재곤이 처음에 차에서 도청할 때, 이미 감정적으로 알게모르게 스며들었던거같다. 감정들이 깊어지는걸 부정적으로 여기면서 '난 그냥 일을 하는거다' 여겼을거같다. 귀걸이관련해서는, 귀걸이를 보는 혜경의 뒷모습을 보다가, '저렇게 소중하게 여기는걸 사주고 싶어.' 생각했을거고, 이걸 다른 의미로 줘야지 했을거다. 극중에선 츤데레로 주는 느낌이었던것ㅇㅇ but 그땐 이미 재곤은 늪에 빠졌다 생각하고 연기했다. 정재곤은 계속 허우적대고 있었다.
'나는 너를 배신한게 아니야' 라는 대사는 정재곤이 갖고있는 비겁함이다. 난 내할일을 했을뿐이고, 사랑을 부정하려는 태도였던것.
감) 배우가 이렇게 연기해주면 좋겠다 싶은게 있어도 굳이 얘기를 안하는 편인데, 김혜경-정재곤이 처음 마주쳤던 씬(정재곤이 선배랑 차에서 잠복할때) 김혜경을 연기한 전회장님은 사람이 반하게끔 걸어갔고 정재곤을 연기한 남길은 다른 세계관이 열린게 느껴지는 것처럼 연기를 한것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이영화의 사랑이 시작됐구나 생각했다.
나는 좋은 배우분들을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맞는 연기를 바로 찾아내는 그런 것들을 보면서ㅇㅇ) 근데 남길은 내가 오케이를 내는걸보면서 '감독님은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알았어용' 하면서 바로 찾아내는거 보면 선생님이었다.
길) 흐하항항항~~~~
+
Q. 무뢰한을 다시 찍는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지?
감) 시간을 봉인한다는 말처럼 그 시기, 그 나잇대 김남길의 눈, 얼굴, 세포조직들(ㅋㅋㅋㅋ) 모든것이 필름안에 들어가서 포착이 되어있다. 나는 다시 찍는다는걸 절대 생각해본적없다. 막촬쯤에 남길이 '처음부터 다시 찍었으면 좋겠어요오오옥' 했는데 아니라고 했다. 처음 왔을때의 그 분위기에서 연기한 정재곤을 봉인해둔건데 다시 찍는다는건 그때 봉인된 공기들이 너무 소중하다. 내가 잘못선택한 장면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때 봉인된 공기들은 다른걸로 대체불가라고 본다.
길) 감독님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근데 나(배우)에겐 다른 의미인거같다. 그때공기? 다시찍어도 그때가 최선의 정재곤으로 날서있었고 예민해있었던 연기를 다시잘해낼 자신이 없다. 근데 그때 나는 뭔가를 흉내내려고 했었어서 다시 찍으면 더 잘할 수 있을거같다고 말하는것. 배우로서 매 연기에 아쉬웠어서, 지금의 정재곤이라면 좀 더 끈적거리는 감정을 갖고 연기를 했을거같고. 10년이 흘러서 제 삶의 흔적들로 자연스럽게 나오지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전회장님과의 연기도, 지금은 자연스럽게 할수있을거같은데, 당시에는 팽팽하게 계속 텐션을 유지하려고 했다. 단순히 싸움에서 밀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기하면서 전회장님한테 밀리지않으려고 했던것 같음. 지금이라면 좀 더 여유를 갖고 정재곤을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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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뢰한에서 힘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나
길) 첫장면(뒷모습오프닝). 어떤 뒷모습이 어떻게 찍히느냐에 따라 정재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니까. 그리고 마지막씬. 칼맞고 걸어갈때. '새해복 많이 받아라'좋은 얘기를 하는데 뒤에 싸발러나(ㅋㅋㅋㅋㅋ)라는 말이 붙고 이게 사랑인데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느껴져서 저 대사가 어려웠슨
Q. '우리 그냥 같이 살면 안될까'-'그걸믿냐'에 대사 어케 생각하심
감) 그 씬의 대사들은 이소라의 눈썹달이라는 CD를 들으면서 썼는데, 자동으로 내가 뭘쓰는지 모를정도로 무아지경으로 썼다. 다 써보고나니까 너무 좋아서 담배 3갑을 뻑뻑폈다. 그 씬의 그 대사들은 초고부터 한번도 안바꿨다. 그런데 배우들이 그 대사로 연기를 하니까 크.. 배우들이 앙상한 뼈였던 시나리오에 피와 살을 붙여서 헤엄쳐나가게해줬다. 그 씬 촬영할때 '진짜 좋은 씬을 찍고있구나. 이영화는 나락으로 떨어질 영화는 아니구나. 훌륭한 장면을 찍고있구나' 티는 안내고 생각했었다.
길) ...양아치네... (ㅋㅋㅋ) 배우들은 힘들었다. 이 감정들이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하루는 촬영을 못했다. 다 집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서 촬영했었는데.. 배우 카메라 조명 미술 다들 긴장하고있었던 장면이기도 했고. 사실 '무뢰한은 사랑의 이야기다' 라고 했을때, 너무 한쪽이 일방적으로 힘들게만 하면 그것도 사랑인가? 생각했던 작품이다. 사랑 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상대적이라는 말을 자주하는데, 무뢰한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나랑 도망가서 같이살래?'-'진심이야?'이게 되게 흔들린다. 인간 김남길이면 바로 콜할거같다. (작품에선) 그때 이성적으로 '이건 일을 하기 위한 가짜사랑이야' 라고 생각하는 한 남자의 변명이었을거같다. '그걸믿냐' 하는데 참 비겁하다못해 아파트에서 뛰쳐나가고싶을정도였는데, 그게 정재곤이고. 남자분들을 폄하하려는 얘기는 아니고 그런 남자의 사랑법인거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거기서 '그걸믿냐'안했으면 그냥 둘이 같이 살면서 어딘가에서 떡볶이 장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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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그 세트를 찍을때 모니터와 현장의 온도차가 꽤 컸던듯? 감독은 모니터만 보면 주변에 뭔일이 일어나는지 몰입하느라 신경 못쓴다. '그걸믿냐' 씬도 테이크가 얼마 안갔음. 한두번 테이크갔다. 첫테이크를 ok. 두번째테이크는 디지털사고방지용으로 찍은것. 사실 남길이랑 만나면 만화책이야기를 많이했다. 드래곤볼은 어디까지냐 토론하면서 의기투합했는데(오랜만에 다시듣는썰ㅋㅋㅋㅋ) 암튼 남길이 뭘하든 전적으로 믿었음. 김남길은 시나리오를 기가막히게 잘 읽어주는 사람이다. 나는 시나리오를 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남길이 어느날 '저는 세번째 네번째 테이크부터 잘나오는거같아요'라고 했다. 전회장님은 첫번째테이크가 강렬하고 그이후로는 조금 (기가) 약해진다. 남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그러더니 첫번째 테이크에 맞춰버리더라. 그래서 촬영할때 스탭들한테 신신당부했다. 카메라맨한테 '꼭 첫번째로 가야돼!' 라고 했는데.. 이게 우리끼리는 그랬는데 배우한텐 전달이 안됐구낭 ㅇㅅㅇ;;; (ㅋㅋㅋㅋㅋ)
길) 카메라맨은 무슨맨이졍 ㅎㅅㅎ 카메라맨~?
감) 촬영감독 ㅇ0ㅇ..!
길) 난 그 이후로 연기패턴이 바뀜. 나도 이제 첫번째두번째가 낫다. 스탭들 상대배우들한테도 이야기해서 가급적 첫번째 두번째에 에너지를 몰아서 씬을 뽑아내려고 한다.
Q. 혜경이 칼로 찌를때 얼핏보면 껴안는것처럼 보이는데 이 장면에 대한 이야기 좀
감) 좋은배우와 일을 한다는건 감독으로선 어마어마한 축복이다. 배우 두명이 찌르고 보는 과정에서 카메라로 봤을때 껴안는걸로 보인다는건, 그들이 만들어내는거아니냐. 근데 감정도 싣지않냐. 이건 진짜 힘든일이다. 남길이 첫장면에서 걷는것도 정말 훌륭한 배우와 일하게 되면 감독이 하지도 않았는데 찬사만 받는.
~~이때 살짝 영상끊겨서 잘림 근데 내내 감독님이 연기칭찬하셧슨ㅋㅋㅋㅋㅋㅋ~~
길) 칼로 이미 찔렀을때 김혜경은 놀라거나 공포의 감정이 아니라 이미 사랑한다고 말하고있었다. 후배로서 연기를 평하는게 아니라, 전회장님은 이미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아도, 기술적이지 않아도 눈으로 그런 감정을 전달하고있었다. 그러다보니 정재곤(본인)도 칼로 찌른 김혜경을 보려 고개를 숙였다가, 김혜경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거렸던것. 그런데 또 본인이 고개끄덕거린걸 보고 또 전회장님은 주저앉는 연기를 하면서 흐름을 받아주셨음. 좌절한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혼자 놔두고싶었다, 그래서 경찰들이 괜찮냐고 오려고 할 때 오지말라고 했던거다. 김혜경을 홀로 두고 자기는 떠나는 형태로 하려고 ㅇㅇ
Q. (교수님질문임) '진심'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된다. 무뢰한에 있어서, 감독에게 있어서, 배우에게 있어서 '진심'의 가치는?
감) 재곤, 혜경이 지내는 환경을 취재하러 다닐때 정글이고 늪이고, 그래서 진심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진심을 재는 척도가 엄청 촘촘하다. 촘촘함이 지나쳐서 진심이 없다고도 여긴다. 그런데 진심의 가치는 종잇장처럼 가볍지만 지구만큼 무거울수도있는건데, 재곤은 진심을 찾기 위해 거짓으로 둘러버린사람. 혜경은 모두가 거짓하는데 나만은 거짓을 안한다 생각하는 사람 진심이 뭔지는 모르지만 벼랑끝까지 일단 가는 사람.
길) 사실보다 진심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이 본질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발현이되도 '내 진심은 그렇지않았어'라고 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진심이 본질적이라는것때문에 방향성이 안좋은 방향으로 발현되었을때도 진심이라는 가치가 잘 평가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같이 해본다. 배우한테는 진심의 가치는 '연기할 때 얼마나 진정성있게, 진실성있게 표현하느냐'인거같고, 사람한테 진심의 가치는 아까 말한 두가지 내용인거같다.
Q. 마지막인사
감) 욕심이 있다면 20주년도..
길) 그만해애애액
(박수)
길) 헹헹헹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오승욱 감독님을 찾아간거다. 원래 갑오징어..(ㅋㅋㅋㅋㅋ)가 정재리가 수술하며 빠지게 되면서 기사를 보고 한대표님 모를때 사무실을 찾아간거였다. 사람은 보는눈이 다 똑같다고 생각해서, 내눈에 좋은 대본이면 남들한테도 다 좋은 대본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던보이 이후로 오랜만에 영화사를 직접 찾아갔던것. 그래서 '이거 내가 진짜 하고싶다. 이거 내가 안 하면 아무도 못한다' 허세를 부렸는데 감독님이 이 열정을 봐주셨다. 무뢰한은 연기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다. 재미도, 보는눈 폭도 넓어지고, 업계와 직업을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내가 연기를 안하면 어떻게살지? 생각하게됐다. 10년뒤에도 이 작품을 사랑해주시는건 행복한 일인거같다. 다들 ㄱㅅㄱ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