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남길의 답변이 시작되는 순간, 옆자리 다른 기자와 눈이 마주쳤다. 동상동몽이었다. '빠르다, 많다, 길다.' 그만큼 김남길의 답변은 거침이 없었다. 어떤 질문을 해도 막힘없이 술술 나온다. 내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따금 받아 적는 걸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었다. 배우로서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다가도, 한 번씩 호탕하게 웃을 때는 인간 김남길의 매력을 자랑한다.
김남길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유쾌함'이 떠올랐다. 실제로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김남길을 주축으로 '도적' 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해 훈훈함을 남겼다.
자연스럽게 그의 수다스러운 이미지도 따라붙었다. 김남길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이현욱은 "남길 형과 여행을 갔는데, 아침 7시까지 수다를 떠느라 잠을 못 잤다"고 폭로 아닌 폭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남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가 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라고 부인했다. 이어 "난 원래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편이다. 말이 많은 걸 싫어한다. 현욱이와 여행 때도 그 친구가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보니 난 듣기만 했다"고 강력하게 반박해 웃음을 남겼다.
인터뷰 내내 유쾌한 현장이었다. 배우 김남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갔는데 인간 김남길의 매력만 잔뜩 확인했다. 이쯤 되니 김남길이 생각하는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이에 그는 머쓱한 듯 웃으며 "그냥 중년 배우"라고 소개했다.
"세상에 있는 단어로 한 사람을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상대방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웃음)"
(중략)
간도를 배경으로 한 사풍도 작품의 신선하고 매력적인 포인트였다. 모래바람을 연출하기 위해 제작진은 고민이 많았단다. 김남길은 "처음에는 미숫가루 등 연출할 만한 가루를 뿌려서 찍을까 했다. 하지만 배우들도 연기하기 힘들고, 카메라 장비 등도 고장 날 위험이 높았다. 그래서 세트 안에 스모그를 피워 하얗게 만들면 cg로 색을 입히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돌이켰다.
"안 보이는 척 연기를 하기도 했지만,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정말 자욱하게 하고 찍었거든요. 액션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졌죠. 합이 틀어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그 덕분에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잘 묘사된 것 같아요."
김남길은 이 시간뿐만 아니라 이날 인터뷰 내내 '서동요 기법'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도적' 시즌2에 대한 바람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스포였다. 실제로 '도적'은 갑작스럽게 마무리된 엔딩과 이어지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모양새로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실제로 김남길은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9부작으로 압축되며 제대로 된 서사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에 시즌2는 제작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욕심으로서는 시즌2를 통해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김남길은 "시즌2를 꼭 찍어야 한다. 제작이라는 게 내 마음,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이번에도 많이 느꼈다. 그러니 다 함께 노력해서 소문 좀 내 달라"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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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넘 좋아서 기록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