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와 예능 사이, 진지한 접근 통해 확장하는 여행의 의미
[데일리안 = 장수정 기자] 국내 또는 해외에서 특별한 곳을 방문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모습을 반복해 피로도를 유발하던 여행 예능들이 조금씩 다른 의미를 찾고 있다. 교양·다큐와 예능 사이, 진지한 접근으로 ‘여행’이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배우 김남길과 이상윤은 최근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아름다운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우리 시대의 멘토를 만나 보는 MBC 교양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로 시청자들을 만난 것.
‘뭐라도 남기리’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한 김남길이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길 위의 어른들을 만나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뤘다. 양구 최북단 마을인 해안면 만대리 한 마을의 유일한 집배원부터 에베레스트 촐라체에서 후배를 구하던 중 손가락 8개를 잃은 등반가 박정헌과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까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다.
오토바이로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포착되는 풍경 또한 아름다웠지만, 사람을 만나는 여행의 재미를 전달한 것도 의미 있었다. 특히 김남길이 “작품과 똑같이 하고 다니지 않으면 사람들이 저희를 잘 못 알아본다”고 너스레를 떤 것처럼, 출연자들은 MC,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이웃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 편안하게 대화를 시도하면서 TV 속 연예인들의 여행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연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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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는 여행 예능이 코로나19 이후 너도나도 국내로, 또 해외로 떠나면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했었다. 비슷한 포맷이 유발한 실망감은 물론, 날 것의 재미를 강조한 유튜버들의 여행 콘텐츠가 더 큰 인기를 얻으면서 TV 예능 향한 저조한 관심을 입증하는 사례로 손꼽히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폭발적인 관심을 이끄는 콘텐츠들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차별화를 위해 변주를 거친 끝에 여행을 통해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메시지들을 담아내면서, 다시금 TV 콘텐츠만이 선사할 수 있는 의미와 재미를 선사 중인 여행 콘텐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