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X 101>이 끝나고 아쉬워한 분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모두들 반가워할 것 같아요. 지난 2주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모처럼 휴가를 얻어 고향인 울산에 다녀왔어요. 거의 반년 만인가. 아무튼 무척 오랜만이었는데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들과도 다정한 시간을 보냈어요. 다들 방송 잘 봤다고 계속 힘내라고 응원해주더라고요. 돌아와선 다시 연습생 생활에 매진하여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이렇게 화보 촬영처럼 새로운 일도 경험하고 있고요.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더니 무척 능숙하던데요? 포즈도 척척이고, 표정도 여유롭고요.
무슨 말씀을요. 긴장돼서 제가 뭘 어떻게 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잘해내고 싶어서 나름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인터넷으로 포즈 시안도 찾아보고 선배님들이 찍은 화보도 참고했어요.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무척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저도 몰랐던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평소 시도해보지 못한 다양한 스타일 의상도 입어보고요.
첫 컷부터 모든 스태프가 감탄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컷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다 좋았는데, 꼭 하나만 꼽자면 체리를 활용해서 찍은 컷이에요. 제 표정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색감이나 분위기가 예뻤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요. 갑작스런 변화가 낯설기도 할 것 같아요.
계속해서 큰 사랑을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 사랑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됐고요. <프로듀스 X 101>을 하기 전에는 그저 개인의 목표만으로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더해졌다고 할까요. 지켜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 자신을 더욱 다잡고 바로 세우게 됐어요.
아마도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몇 달이었을 거예요. <프로듀스 X 101>을 끝낸 소감은 어때요?
지난 6개월여 동안 매일매일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하루하루 행복했고요. 아직도 끝났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는데, 허전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그래요. 결과적으로 데뷔를 하진 못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단단해진 민규로, 더욱 다양한 모습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찾아뵐게요.
<프로듀스 X 101>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요. 연습생 신분이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무대를 경험할 수 있잖아요. 물론 겁도 나고 걱정도 컸는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용기를 내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항상 도전은 두렵게 느껴지면서도 가슴 뛰는 일인 것 같아요.
등장만으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외모 1위'로 방송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했는데, 그런 반응을 예상했나요?
전혀요. 처음엔 외모에 대한 칭찬이 너무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어요. 워낙 잘생기고 멋진 형들이나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연습생 외모 투표에서 1위를 할지도 전혀 예상 못 했고요. 어쨌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다만, 사람들이 저를 주목하고 좋아해주는 이유가 '얼굴'만이 아닌 다양한 매력 때문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그렇게 만들려고 하고요.
그런데 첫 등급 평가에선 X등급을 받았어요.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실력도 부족하고 제대로 보여드린 것도 없었으니까요. 처음 평가 무대에 오를 때부터 저는 어떤 결과를 얻든 제가 연습생 중 가장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습에 집중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어요.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제게 맞는 평가를 주셨고, 그만큼 몇 배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로 임했어요.
되돌아보면 모든 기억이 소중하겠지만 특히 가장 마음에 남는 무대나 인상적인 순간을 꼽아본다면요?
등급 재평가를 통해 D등급으로 올라갔을 때요. X등급에게는 뮤직빋오 촬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거의 3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연습을 하긴 했는데,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했거든요. 그런데 저뿐 아니라 같이 땀 흘린 팀원들까지 함께 등급이 상향돼서 진짜 기뻤어요. 뿌듯하기도 하고,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파이널 무대 'To My World'와 '꿈을 꾼다' 또한 잊지 못할 거예요. 운 좋게 센터에 서서 무대에 올랐는데 남다른 감정이 들기도 했고 또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에 먹먹해졌어요. 아마 오래도록 가슴속에 간직할 것 같아요.
함께 시간을 견뎌낸 동료들이 많은 힘이 되어줬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함께할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특히 X반에서부터 뮤직비디오 촬영, 1차 경연, 3차 연습, 파이널 무대까지 거의 전 과정을 함께한 형준이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연습 때는 물론이고 쉬는 날에도 자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힘든 점도 털어놓고 그랬거든요. 워낙 붙어 다니나 보니 어떨 때는 진짜 동생같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비록 '데뷔'란 꿈은 함께 이루지 못했지만 저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할 거니까 같은 자리에서 꼭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뜻대로 실력이 잘 늘지 않아 의기소침해있을 때 '누구나 처음은 서툴 수밖에 없다'며 저를 다독여준 진혁이형을 비롯한 형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어요. '열심히 한 만큼 꼭 좋은 결과 이룰 거야'란 형들의 말이 제게 얼마나 힘이 됐는지 몰라요.
만약 시간을 되돌려 다시 <프로듀스 X 101>을 시작한다면, 그때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음, 마음의 여유를 좀 가져보라고 조언해줄래요 열심히 하고 또 잘해야 하는 게 맞지만, 그러기 위해선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릴 게 아니라 주위도 두러보고 자신도 돌보며 나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되, 스스로 즐기면서요.
어려운 순간에도 끝내 울음을 참는 민규의 모습을 보고 많은 '국프'들이 마음 아파했어요. 원래 그렇게 꿋꿋한 성격인가요?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속앓이를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울거나 힘들어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겠다 싶었어요. 평소에도 매사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부딪치고 견뎌내고자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마음의 근육도 생겨서 정말 강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어른스럽고 반듯하게만 보이는 민규에게도 의외의 모습이 있나요?
저 알고 보면 굉장히 재미있고 장난도 잘 치는 편인데... <프로듀스 X 101>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연습생 친구들이 저보고 되게 재미있다고 했어요. 경상도 남자라 약간 무뚝뚝한 면이 있긴 하지만요. 사실 그래서 애교 이런 건 좀 약해요. 아직도 귀여움 쪽은 좀 어렵네요.
그럼 평범한 열아홉 살 민규는 어떤 학생이에요?
저는 그냥 진짜 특별한 거 없는 10대 고등학생 모습이에요. 학교과 연습실을 오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날 때는 밖에 나가 친구들과 만화책 보고 노는 거 좋아하고요. 아,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할 때는 드럼을 쳐요. 독학으로 5년 정도 연습했는데 팀을 만들어 대회도 나가고 그랬어요. 수준급이라고까진 못 하지만 꽤 열심히 즐기는 편이에요.
민규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어떤 시간들일까요?
지금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과 함께 한 발 한 발 내딛는 이 시간이 행복해요. 새롭게 경험하는 모든 것이 재미있고요. 저도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재미없는 답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그런 걸요!
요즘 새롭게 생긴 목표나 꿈이 있나요?
일단 지금은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 앞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또 더 멋진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우선은 아직 부족한 게 많으니 지금 이 자리에서 스스로를 열심히 갈고닦으려고 해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그리고 그간 잘 보이지 않았던 저만의 색다른 매력을 좀 더 발산해보고자 해요. 그간 방송을 통해 반듯한 사각형 같은 민규를 접하셨을 텐데, 의외로 제 안에는 동그라미도 심지어 더 독특한 모양도 들어 있거든요. 유쾌하고 재밌있는, 또 멋있는 민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 확실히 약속드릴 수 있으니 많이 기대하며 기다려주세요.
잠재된 매력이 무궁무진하네요. 새싹 민규에게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을 것 같은데, 스무 살이 되는 내년 이맘때는 어떤 날들을 보내고 있을까요?
변함없이 즐겁고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지 않을까요? 성인이 되었으니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도 다녀왔을 것 같고요. 아직까진 미성년자라 친구들끼리 밖에서 자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내년 여름엔 꼭 멀리 여행을 떠나보려고요. 무엇보다 언제든 어느 자리에 있든 초심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민규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