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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상속자들 끝나고 퍼스트룩 인터뷰 저장해놨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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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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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에 이름을 써보게 만드는 배우가 있다. 반응은 두 가지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유라헬이 ‘오란씨걸’이었어?’ 하고 놀라거나, ‘그걸 왜 못 알아봤을까’ 하고 자신의 안목에 실망하거나. 바로 그 배우 김지원은 말한다. 본명보다 작품 속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행복했다고.

 

‘나’는 하나지만 ‘역할’은 다양하다. 비단 배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 속의 나는 누구의 딸, 누구의 친구, 선배, 애인이라는 명찰을 받는다. 어느 역할이든 충실하면 좋으련만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맡은 배역을 마치 자기 본모습인 양 충실히 살아내는 배우들은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 배우 김지원도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유라헬이라는 악역을 무난히 소화해내며 ‘2013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했다. 배우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이라는 신인상을 수상한 이들은 차기작이 기대되는 법. 김지원은 다음 행보로 tvN 월화드라마 <갑동이>를 택했다. 

 

tvN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3>의 후속작, <갑동이>는 정감 있는 게 제목만 들으면 코믹물일 것 같아요.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아니에요, <갑동이> 장르는 스릴러예요. 저는 ‘마틸다’라는 필명을 쓰는 여고생 웹툰 작가, 마지울 역을 맡았어요. <하이킥>에서의 김지원은 어른스러운 고등학생이었다면 <상속자들>에서의 유라헬은 감정의 기복이 없는 아이였잖아요. 마지울이라는 캐릭터는 귀엽고 씩씩한 아이예요. 울기도 잘 울고 웃기도 잘 웃는 아이죠. 그래서 요즘 감정 표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역할을 맡으면 그에 맞게 생활 패턴을 바꾸는 편인가요?
그런 편이에요. 작품 하나를 할 때 고민을 엄청 해요. 라헬이를 연기할 때는 독한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내뱉기 위해 김은숙 작가님 전작들을 보며 대사 톤을 연구했어요. 그 아이의 감정선과 비슷한 노래들을 찾아 들었어요. 대사도 하루 종일 중얼중얼 입에 달고 다니고요. 

듣다 보니 욕심이 많은 편인 것 같기도 하고 완벽주의 성향인 것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둘 다이기도 하지만 신인이니까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너무 완벽하려다 보니 제 기대에 못 미칠 때면 하루 종일 속상하고, 집에 와서 또 곱씹고, 모니터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울 때도 있어요. 요즘은 마음을 좀 비우고 즐기면서 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노력 중이긴 하지만….

반대로 ‘나 참 잘했어’ 싶을 때는 없나요? 유라헬 역으로 호평도 받았잖아요.
저를 굉장히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많이 부족한데 김은숙 작가님과 강신효 감독님, 좋은 배우분들에게 얹혀서 잘 보여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다음 작품이 걱정도 되고 부담도 돼요.

앞에 나눈 이야기로 미루어보면 걱정과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할 것 같은데요.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를 챙겨 보고요, 마지울이 그림을 그리는 친구라 그런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보이기 위해 연습해요. 카메라 앞에 서면 문고리 돌리는 행동조차도 어색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방문을 열면서 ‘아! 내 방에 카메라가 있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면서 문고리를 돌린 적도 있어요.

영화 <로맨틱 헤븐>의 최미미와 <상속자들>의 유라헬은 완전 반대되는 캐릭터잖아요. 캐릭터를 연구하다 보면 그 역할에 애정이 생길 것 같아요.
뭔가 나사가 빠진 것 같은 최미미 캐릭터는 정말 매력 있어요. 웃기는 대사인데 저는 웃으면 안 되잖아요. 그때는 촬영 전까지 장진 감독님 앞에서 계속 리허설을 했어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뭘 고민해, 네가 최미미야~” 그러시더라고요. 유라헬은 어느 정도 공감 되는 점이 있었어요. 아, 공감이 아니라 이해요.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애들은 탤런트가 되고 싶지 않은데 엄마들 욕심으로 자식을 탤런트 만들려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라헬이가 엄마 앞에서 “난 신상품이 아니야~” 하고 우는 신이 있었는데 그 다큐멘터리를 볼 때 느꼈던 심정으로 찍으면서 많이 울었어요.

2010년에 데뷔했으니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드는데 배우 생활이 그간 몸에 배었다는 인상을 받아요. 원래 배우가 꿈이었나요?
어렸을 때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처럼 연기하고 노래하면 재밌겠다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는데 음, 제가 자질이 있는지 검증받고 싶더라고요.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면 공부하고, 잘되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어떻게 운이 좋아가지고…. 그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거군요.

그러면 학창 시절에 누릴 수 있는 또래 문화에 대한 갈증은 없나요? 
특별하게 그런 건 없는 게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야간자율학습도 하고 수학여행도 가고 그랬거든요. 2학년 들어가서부터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났는데 그때 생각은 그랬어요. 활동하면서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은 연습이니까,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 가듯이 저는 회사에 가서 연습하는 거라고요.

사실 연예계에 지원 씨 또래의 쟁쟁한 배우와 가수가 많잖아요.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편인가요?
제가 그런 게 없어요. ‘이것만큼은 내가 꼭 최고로 보여야지’ 하고 조바심 내는 대신 시청자분들이 저를 잘 봐주실 수 있게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드라마에 몰입하면 배우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라헬이, 그 기집애” 이러시잖아요. 저는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라헬이로 보일 수 있게 고민하고 연기한 것에 뿌듯함을 느껴요.

그럴 때 ‘아 정말 배우 하기 잘했어’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아 그거는요, 보통 사람들은 감정을 다 쏟아내고 살 수 없잖아요. 그런데 배우는 감정을 극대화해서 표현하기도 하고 장면 장면을 찍을 때 내 감정에 정말 충실할 수 있거든요. NG가 나든 안 나든 그렇게 연기하고 나면 속이 되게 후련할 때가 있어요. 내 감정을 온전히 쏟아냈을 때 배우라는 직업이 좋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어요. 싸울 때는 한마디도 못 하고 나중에 ‘아, 그때 그 말 할걸!’ 하고 후회하는 성격인데 그런 제 성격이 싫은 건 아니지만 저와 반대 성격의 연기를 하니까 속이 후련하고 재미있어요.

유라헬 역을 이야기한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역도 라헬인가요?
제가 아직 신인이고 작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작품 하나를 꼽으라 하면 못 하겠어요. 오란씨 광고는 저를 알릴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았고, <로맨틱 헤븐>은 첫 영화에다가 장진 감독님이라는 분을 뵐 수 있어서 좋았고요, <왓츠 업>은 뮤지컬드라마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하이킥>은 중학교 때 챙겨 보던 시트콤에 출연한다니까 좋았어요.

<왓츠 업> 때 보여준 노래와 피아노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던데요.
연습생 때 했던 것들이 연기에 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같은 맥락으로 승마도 취미로 삼고 싶은데요, 승마를 하면 골반 교정에 좋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차에서 쭈그리고 대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말을 탈 줄 알면 나중에 사극에도 불러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좀… 헤헤.

지원 씨와 이야기 나누다 보니 ‘충실함’이라는 뜻의 ‘fidelity’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충실한 연기 인생을 사는 사람이요.
지금으로서는 앞으로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이 일이 제일 행복하니까. 제 이름 앞에 수식어가 언제나 ‘배우’이기를 바라는데 그것에 어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 보니 무의식 중에 하루하루 보내는 시간이 연기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관 짓는 것 같아요.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처음 데뷔했을 때는 데뷔하면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요. 쉬워 보였거든요. 그런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많은 사람한테 내 모습을 보이고 좋은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뜻으로 얘기했는데 그 의도대로 안 전해져서 오해할 때도 있고요.

어떤 이미지로 보이면 좋겠는데요?
지금은요, 음. 연기 잘하는 연기자. 그게 제일 욕심이 나요. 

2014년을 마지울의 삶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각오 한 말씀. 
<갑동이>로 또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얘가 걔였어?” 이런 반응을 보면 제가 역할에 충실했구나 싶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거든요. <갑동이>의 마지울로 또 그런 말을 들으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글 배미용(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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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블로그에 저장해뒀었는데 지금 보니까 저 인터뷰 원본 자체가 사라졌네.

갑자기 생각나서 읽다가 내용 귀여워서 공유하려고 올림ㅋㅋ 승마 배우고 싶다는 얘기하면서 말 탈 줄 알면 사극에서 불러주지 않을까.. 이러는 거 넘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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