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신록에 탄복하게 되는 계절이다. 그 감탄사가 안방극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랑스러운 보조개로 미소 짓는 모습이 마치 연둣빛 잎사귀가 햇빛에 반짝이는 듯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 김혜윤의 활약 덕분이다.
김혜윤이 tvN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에서 통통 튀는 에너지로 그가 맡은 캐릭터를 비롯해 드라마에 영롱한 무지갯빛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타임슬립으로 2008년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여주인공 임솔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선재 업고 튀어'는 김혜윤의 꾸밈없는 매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남다른 공감대를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는 먼저 MZ세대들의 마음을 얻으면서 입소문이 나더니 금세 독보적인 화제성을 일으키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연애세포를 꿈틀거리게 하는 청춘 로맨스물라는 점이 드라마의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혜윤이 아니었다면 인기 드라이브에 시동이 걸릴 수 없었다. 그만큼 김혜윤이 놀라운 몰입감을 일으키며 드라마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김혜윤은 마치 내 절친의 이야기인 듯 친근하게 다가오는 편안한 캐릭터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고 보면 김혜윤은 안방극장에서 고등학생만 되면 놀라운 폭발력을 일으킨다. 'SKY캐슬'(2018)에서는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하는 강예서로 대중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2019)에서는 발랄한 캐릭터의 은단오가 돼 교복 입은 여고생의 매력을 한껏 뿜어냈다. 만화 속 등장인물들의 만화 밖 이야기라는 독특한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드라마는 김혜윤이 보여주는 탁월한 흡인력 덕분에 화제작이 되며 판타지 로맨스의 새 지평을 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혜윤은 스크린에서도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특히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2022)에서 세상을 향한 분노로 폭주하는 청춘의 이야기로 거침없는 연기력을 뽐내며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쓸었다.
그런 김혜윤이 이번 '선재 업고 튀어'까지 추가하면서 팬들에게 "교복만 입으면 인생작"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이르게 됐다. 작가가 김혜윤을 염두에 두고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힐 정도로 김혜윤의 연기력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미 정평이 났는데, 이제는 대중들도 김혜윤의 진가를 제대로 알게 됐다.
물론 김혜윤의 작품들을 보지 않았다면 모를 수 있다. 20대 꽃띠 배우니 청춘의 매력을 보여주는 게 뭐 대수냐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혜윤에게는 김혜윤만의 팔딱거리는 에너지가 있다. 게다가 그 에너지를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생생하게 전달하는 능력도 특출나다. 소위 과즙미라고 하는 상큼한 매력의 외모에 명징한 목소리와 정확한 딕션, 섬세한 표현력이 어우러져 김혜윤의 감정 연기가 팬들의 심장에 박히듯 와닿는 것이다.
캐릭터 변주가 필수불가결한 임솔 역에 손색없는 연기력이다. 극중 임솔은 타임슬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느라 1인 2역 같은 연기를 해야 하는 데다, 드라마 도입부에는 삶의 끈을 놓으려 할 만큼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자신을 구원해준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가 자신을 첫사랑으로 간직하는 순애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는 복잡한 감정을 쏟아내는 중이다. 김혜윤은 이렇듯 입체적인 임솔을 표현하는 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김혜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까지 수없이 많은 작품들에서 단역으로 경험치를 높이며 탄탄하게 내공을 쌓은 게 지금에 이른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싱그러운 초록빛을 반짝이는 김혜윤은 떡잎부터 남달랐다.
또 이제는 그의 연기에 신뢰가 공고해져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더 이상 '괴물급 신인'이 아니라 '연기괴물'로서 무서운 파괴력을 폭발할 그 언젠가에도 기대감을 높이게 된다.
당연히 임솔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기는 하다. 보조개 미소를 앞세운 청량한 에너지의 김혜윤이 좌충우돌하면서도 싱그럽게 빛나는 임솔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5월을 신록예찬하듯 환호하게 해주리라 기대하게 된다.
여기에 시청률 상승세까지 바란다면 너무 욕심일까. 뭐든 다 이뤄낼 것만 같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엿보이는 김혜윤이어서 자꾸만 기대와 바람이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