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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김동욱은 그렇게 배우로 산다 - 싱글즈 7월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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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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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은 그렇게 배우로 산다

타인의 삶을 대신한다는 건 자신을 내던지는 일이 아니다. 더 깊숙이, 더 위협적으로 나를 파고드는 여정이다. 김동욱은 그렇게 배우로 산다.
BY 에디터 문승희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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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카디건 프라다, 블랙 크로스 네크리스 다미아니,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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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데이션 수트 에트로.
어떤 배우는 동시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 불멸하거나 사라지는 한 시절의 표상들 사이에서 자신 안에 켜켜이 생의 얼굴들을 포갠다. 차갑기도, 다정하기도, 섬뜩하기도 한 얼굴. 때로는 발랄하고 때로는 잔혹한 삶과 시대의 서사. 배우 김동욱을 떠올릴 때마다 딸려 올라오는 무수한 인물들은 그가 우리와 함께 지나온 시간의 자취이기도 하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가 택한 작품, 캐릭터의 밑바닥에서 끌어낸 감정들이 한층 더 깊고 분명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네곤 했다. 갑질 사회를 응징하던 현실 히어로가 돌연 정신과 의사가 되어 삶의 심연을 들여다보더니 얼마 전엔 피칠갑을 한 연쇄살인마가 초점 없는 눈빛으로 걸어 나와 자신만의 복수극을 펼쳤다.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한 남자, 지독한 고통 속에서 분노로 스스로를 결박한 남자. 지금 김동욱이 품은 얼굴은 최근 OCN에서 방영을 시작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각색한 <돼지의 왕>의 황경민이다. 
그는 경민 역을 제안받을 당시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 남자의 기억법>과 <너는 나의 봄>을 연달아 찍고 난 뒤, 뭔가 좀 에너지를 더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 무렵 제의가 들어왔으니 타이밍이 잘 맞은 셈이죠.” 주인공들의 유년기를 중심으로 한 원작과 달리 드라마가 성인 캐릭터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본을 받아보니 기본적인 관계나 설정 외 많은 부분이 드라마적으로 각색돼 있더라고요. 경민은 본인의 희열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좀 더 입체적으로 이 인물이 지닌 서사나 정서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선택하게 됐어요.” 물론 연기하는 입장에서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경민은 어린 시절 겪은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하고 스스로 괴물이 된 인물이다. 상반된 캐릭터의 질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보니 선과 악 어느 쪽으로도 쉽게 재단할 수 없다. “사실 대본상의 경민은 굉장히 단조로워요. 그에겐 복수밖에 없거든요. 행동도 뻔하고 예측 가능하죠. 그래서 어떤 인물을 만나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그의 정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캐릭터에 드라마를 부여하고 또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좀 어려웠어요.” 
김동욱의 또 다른 고민은 그럼에도 경민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라는 것. 보는 이들에게 주인공의 아픔과 고통을 설득시켜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그의 선택이 최선인가를 고민하게 할 필요도 있었다.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는 경민의 행동을 응원할 수도 있어요. 다만,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근데 이게 지금 맞나?’ 다시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의 선택을 이해할 순 있더라도 그로 인한 결말이 과연 우리가 바라던 결말인가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실제로 우리가 경민에게 이입하고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분노하거나 아파하며 드라마의 호흡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는 건 이런 깊은 고민들 덕분이다. 연상호 감독이 김동욱의 연기를 가리켜 “사려 깊다”고 표현한 의미도 어쩌면 이와 같을 터. 그는 그것이 배우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런 작품,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의 책임. “누군가는 제 연기를 보고 뭔가 느끼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봐주면 좋을지’ 정도는 스스로 정확히 알고 연기해야 하는 거죠. 누가 봐도 나쁜 놈이라면 오히려 편하거든요. 정말 나쁘게 보여주면 돼요. 그런데 경민은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보니 배우로서 더 신중해야 했어요.” 
물론 <돼지의 왕>은 캐릭터만 무거운 작품이 아니다. 작품 자체가 지닌 정서와 서사, 폭력의 딜레마에 대한 화두 역시 무척 무겁고 민감하다. 김동욱은 ‘이런 이야기’일수록 배우뿐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이들 전체가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제작자, 연출가, 각본가들이 왜 이런 이야기를 다루려 하는지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아요. 그게 첫 번째예요. 그 목적에 모두가 공감한 뒤에야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그걸 좀더 효과적으로 보여줄지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우리 사회엔 폭력이 만연해 있고, 경민과 흡사한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김동욱은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이 작품을 보며 자신들의 행동과 선택이 어떤 결말을 낳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를 원한다. 서로 상대 입장에서 아픔을 느껴볼 수도 있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도 있는 것. 그것이 경민을 연기한 배우 김동욱의 바람이자 책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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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컬러 셔츠, 링모두 보테가 베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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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트 디자인 셔츠 셀린느 by 육스, 와이드 팬츠 코스, 블랙 크로스 네크리스 다미아니.
사실 <돼지의 왕>은 김동욱이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5년 만에 배우 채정안과 재회한 작품이기도 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캐릭터로서 만나는 장면은 거의 없지만, 꽤 오랜 세월이 흘러 서로 조금은 여유가 생긴 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두 사람 모두 과거보다 성숙해지고 시야가 넓어 졌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여전히 김동욱에게서 <커피프린스 1호점>을 떠올리는 건 이 작품이 그가 걸어온 시간을 부피로, 무게로 실감하게 하는 일종의 타임캡슐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게이 호스트 바에서 일하던 순수 청년(<후회하지 않아>)이나 마성의 카페 오빠(<커피프린스 1호점>)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 우리가 아는 배우 김동욱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으니까. “아무래도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휴식기 동안 매일 스스로를 돌이켜보던 시간들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군대에 다녀온 뒤 내가 계속 배우로서 연기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죠. 더 책임감이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고, 오히려 과감해졌다고 할까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전에는 두려움이나 걱정이 앞섰다면 이제 좀 자신 있게 밀고 나가는 면이 생긴 듯해요.” 
김동욱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의외로 간결하다. ‘그때그때 끌리는 것’을 고른다. 그렇게 스타 앵커도 됐고 공무원이나 연쇄살인마도 됐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아득한 간극을 메우는 건 개인 김동욱이 지닌 ‘평범함’이다.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의 저는 생각이나 성향, 생활 방식이 크게 남다르지 않거든요.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이에요. 그런 사람이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연기하다 보니 오히려 대중이 공감하는 바와 좀 흡사하게 캐릭터를 고민하고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크게 튀거나 두드러지지 않은 제 생각과 삶이 배우로서 저의 무기일 수도 있죠.” 그는 ‘액션’보단 ‘리액션’에 가까운 것이 연기라 믿는다. 보다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것. 그렇기에 대본을 볼 때도 그저 상황을 분석하거나 텍스트를 외울 뿐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지에 대해 고민하진 않는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체화하는건 오히려 대본을 보지 않는 순간에 이뤄져요. 그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현장에서 순간순간 리액션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한동안 그의 일상은 ‘주말 9시 뉴스 앵커의 삶’에 한없이 가까워 질지도 모르겠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은 올 하반기에 방영될 <어쩌다 마주친, 그대>. 타임슬립을 소재로 멜로와 스릴러, 판타지 장르를 엮는 독특한 드라마인데, 그는 냉철한 뉴스 앵커 역할을 맡아 배우 진기주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냉철한 앵커’라는 소개말에 아주 잠시, 2년 전의 국민 앵커 이정훈(<그 남자의 기억법>)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분명한 건 대본 속 두 인물이 아무리 흡사하더라도 배우 김동욱이 연기하는 두 인물은 전혀 다른 얼굴일 거란 사실이다. 이건 지금껏 그가 보여준 책임감에 대한 신뢰, 그와 우리가 함께해온 지난 19년의 시간에 대한 신뢰다. “지금껏 연기를 해온 삶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어떤 순간엔 더없이 큰 행복을 누리지만, 또 어떤 순간엔 내가 왜 이렇게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울까 싶기도 해요. 그리고 그런 순간은 배우로서 사랑받거나 작품이 성공하거나 하는 물리적인 요소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제 삶에서 쭉 반복되겠죠. 단, 제가 바라는 가장 먼 미래는 이런 거예요. 언젠가 이별하는 순간이 온다면 지인들에겐 그리운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팬들에겐 다시 보고 싶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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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재킷, 프린트 셔츠, 스니커즈 모두 디올,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진

오재광

인터뷰

류현경

메이크업

무진(제니하우스)

헤어

권민(제니하우스)


출처 https://m.thesingle.co.kr/article/714221/THESI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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