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는 과거에 얼핏 오해되기 쉬운 배우였는지도 모른다. 박훈정 감독의 <마녀>로 발굴되어 남성 장르 팬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했고, 나이를 쉽사리 가늠하기 힘든 무구한 얼굴에 상대적으로 장신이 돋보이는 신체가 배우로서의 많은 강점 중 외형적 조건을 도드라지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다미는 <그 해 우리는>에서 멜로드라마를 소화하며 풍부한 서정을 증명해냈을 뿐 아니라 민용근 감독의 <소울메이트>에서는 슬픔과 고독이 일렁이는 애수 어린 눈빛을 보여주면서 잊을 수 없는 클로즈업숏들을 남겼다. 1500:1의 경쟁률(<마녀>)을 뚫고 나타난 신비로운 ‘초인간’에서 재니스 조플린을 사랑하는 자유분방한 현실의 청춘이자 세파를 체득한 어른(<소울메이트>)의 자리로 안착한 김다미는 이제 믿음직한 배우의 얼굴을 하고 있다. 비록 과작일지라도 필모그래피를 거듭할 때마다 묵묵히 자신만의 궤적을 새기며 성숙해질 배우임이 틀림없다. /김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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