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은 이에 대해 억울함과 황당함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내가 번트 댔다고 저러는 것 아닌가. 타자를 맞히려고 했던 것 아닌가. 두 번째 볼 던지고 나를 쳐다봤지 않나. 김성윤도 (1회에) 번트 댔다. 우리 포수는 '아무 생각 없었다'면서 '번트 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나는 번트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흔히 안전 스퀴즈 대지 않나. 이기려고 댔다. (다승왕에 도전하는) 고영표 승리 만들어 주려고 한 것이다. 승리를 그냥 공짜로 주나?"라며 맥락 없는 후라도의 돌발행동에 여전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선발 고영표의 데뷔 첫 15승과 다승왕을 안겨주기 위해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했을 뿐인데, 상대 외국인 투수가 감정적으로 반응한 데 대해 사령탑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
후라도에게는 4년 연속 10승과 승률왕이 걸린 경기였다. 상대가 초반부터 짜내기 작전으로 자신의 승리를 빼앗가가려 하자 과잉반응을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두번째 빈볼 후 후라도가 KT 벤치의 자신을 노려보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 주심에게 항의했다. 주심도 삼성 더그아웃의 통역을 불러 후라도에게 다가가 주의를 줬다.
이 감독은 상대 외인투수의 경우 없는 도발에 대해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는 "어제 알았다. 그 투수 흥분하면 공을 못 던지더라"며 야구 선배로서 지나친 감정적 대응이 본인 손해임을 넌지시 암시했다.
실제 후라도는 스스로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6이닝 6실점으로 자멸했다. 4년 연속 10승도, 승률왕 꿈도 모두 날아갔다. 평소 냉정한 투구를 펼치던 후라도였지만, 번트 작전 이후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하며 연속 피홈런과 난조를 보였다.
실제 상대 흔들기 전략이 극에 달할 한국시리즈 가상 맞대결 상대. 이강철 감독은 농담 처럼 이야기 했지만 상황에 따라 공략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우려를 금치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가 감정을 좀 못 추스르는 것 같더라. 어제 본인도 목표로 했던 부분(10승 및 승률왕)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뜻대로 안 되고 자꾸 막히다 보니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이스로서 팀을 끌어줘야 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개인 타이틀이 걸린 경기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 분명 반성하고 고쳐야 할 지점이다.
박 감독은 개인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후라도가 에이스다운 마음가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는 남은 기간 동안 본인이 조금 더 냉정해져야 한다. 큰 경기에서는 상대 팀도 분명히 그런 (멘탈적으로 약한) 부분을 알고 집요하게 흔들려고 할 것이다. 마운드 위에서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냉정함"이라고 엄하게 주문했다.
이강철 감독은 전날 배트 투척 사건으로 비난을 받은 최원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후라도가 촉발한 감정대립의 연장선상에서 최원준이 개인타이틀에 과몰입해 순간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비난의 중심에 서게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비쳤다.
이 감독은 "원준이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던 거다. 원준이가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저쪽(후라도)이 욕먹을 걸 원준이가 다 먹었다. 그래서 내가 괜히 원준이한테 미안하다. 내가 작전 거는 바람에 승부 안 한 것 아니냐"며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작전 안 하려고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 KT는 박빙의 무사 1,2루에서도 보내기 번트 작전 등을 시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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