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에이스로 불리잖아요. KIA 하면 윤석민이고, 작년엔 양현종 선수가 대신 했고. 에이스가 뭐라고 생각해요.
석민:에이스는 연승 잇고 연패는 끊어야죠. 그 팀 최고 투수니까요. 저는 이제 아니에요. 끝까지 남아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으니까 에이스 소리 들으면 좀 부끄럽죠. 대신 떳떳한 성적 내고 다시 제 입으로 에이스라고 할 거에요.
현종:그거 진짜 너무너무 부담돼요. 작년 저한테 에이스라고 했는데, 형은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했어요. 인터뷰 때도 항상 ‘나는 에이스가 아니라 좌완 에이스’라고 얘기했죠.
석민:좌완 에이스는 에이스가 아니냐?
현종 :형은 오른손이고, 나는 왼손 중 에이스라고.
석민: 에이스가 한 명이지 두 명이야?
현종: 아, 에이스는 형이고, 나는 좌완 에이스.
석민:아니지, 에이스는 하나야. 그러니까 너고. 대신 이번 시즌 끝나면 내가 에이스지. 사실 에이스는 (류)현진이나 (김)광현이처럼 몇 년 동안 꾸준히 최고 성적 내야죠. 걔들은 스스로도 에이스라고 생각 할 거에요. 하지만 저는 뭔가 안 어울리잖아요.
현종: 내 생각에는 성적 좋다고 에이스가 아니야. 우리 팀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여야지. 제가 나가면 선배님들이 ‘볼넷 주면 안 된다’ ‘초구 어떻게 던져라’ 주문 많이 하시거든요. 하지만 석민이 형한테는 그런 거 전혀 없어요. 믿는 거죠. 그래서 저는 형을 에이스로 생각해요. 작년에도 너무 부담돼서 던지든 안 던지든 형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년 윤석민 선수가 양현종 선수한테 좀 미안했겠네요.
석민 :별로요.ㅋㅋ
현종: 에이, 그때 문자 보냈잖아요, 수고했다고. 얼마나 감동 받았는데.
-문자가 왔었나요?
현종: 우리 16연패 하던 기간이었어요. 4연패 뒤 넥센전(6월23일) 나가서 8회까지 1실점 하고 내려갔는데 9회 역전패 당했거든요. ‘연패 못 끊었다. 어떡하지’ 그 생각만 하고 있는데 형한테서 ‘수고했다’고 문자가 왔어요. 완전 마음 이상했죠. 감동 받았어요.
석민:그땐 모두한테 다 미안했어요. 그래서 빨리 복귀하려고 했던 거고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석민:현종이 매력적인 투수죠. 나는 직구보다 변화구에 더 자신 있으니까 소극적으로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데, 얘는 직구 빵빵 던져서 잡는 거 보면 정말…, 어떻게 보면 얼굴도 진짜 못 생겼는데.
현종:와, 내가 진짜 누구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 돼? 왜 계속 못 생겼다는 거야? 형, 거울 봐요? 우와, 진짜 어이가 없네. (양현종은 굉장히 흥분했다.)
석민:아니, 솔직히 안경 쓰고 무슨 학교 앞 PC방 다니는 애처럼 생겼잖아요. 그런데 야구하는 거 보면 파워풀한 모습이 멋질 때가 있어요. 타자 승부도 훨씬 좋아졌고요. 얘는 던지기 전에 포수한테 고개 잘 안 흔들거든요. 그런데 작년에는 1사 1·2루에서 한번 흔들더니 병살 딱 잡고 내려오더라고요. ‘이 자식 많이 늘었네’ 했죠. 작년에 현종이 보면서 대리만족 했어요. 자, 이제 네가 내 얘기 좀 해봐.
현종:배울 게 엄청 많죠. 팀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고, 구질 습득능력이 워낙 빨라요. 몸 관리도 엄청 냉정하게 잘 하고, 진짜 영리하고. 마운드에서 인상이 절대 안 변해요. 맞아도 살짝 웃고 있는 상이잖아요. 나는 그게 진짜 안 되거든요. 형은 에이스가 갖춰야 될 걸 다 갖춘 거 같아요. 운만 빼고요. 또 의리도 있고 진짜 착해요. 형 정도면 선배님들과 놀 수도 있을텐데 우리 먼저 챙겨주거든요. 말 그대로 친형 같아요. 저는 형이 없으니까.
-선발 중 가장 어린데, 팀에서 자기 역할이 뭐라고 생각해요.
석민: 잘 해야죠. 그럼 자연스럽게 우리 역할 하는 거고. 주위에서 15승씩 정도는 기대하니까. 일단 크게 생각 말고 우리 할 것만 잘 하자 하는 생각 해요.
현종:나는 올해는 좀 달라. 김상훈 선배님이 “네가 석민이랑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어리지만 분위기 이끌어서 잘 해야 한다”고요. 던지는 날 아니라도 분위기 많이 띄우라는 뜻 같아요.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어리고 선배님들 계시니까 조용히 운동만 하자 생각했거든요. 선배님 얘기 듣고 마인드를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석민:잘 하는 만큼 뒤에 빠져서 쉬지 말고 솔선수범 하라는 얘기죠.
-올해 꼭 해야 할일이 있나요.
석민:나는 꼭 이뤄야 될 목표가 있지. 20승.
현종:형, 인터넷 댓글 안 무서워?ㅋㅋ
석민:아냐. 난 할 수 있어. 충분해. 하고 나면 나쁜 댓글도 없겠지. 올해는 승수에 집착을 좀 할 거야. 많이 경험했지만, 이기고 싶다고 이기는 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여기서 막으면 이기겠다, 선취점 안 주면 쉽게 이긴다, 경기 상황 따라서 이런 요점들이 있어요. 그런 거 세밀하게 생각해서 볼 배합도 자신있는 걸로 하고, 다승과 방어율 타이틀 욕심 한 번 내보려고요. 풀타임 등판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종:저는 볼넷 줄여서 많은 이닝 던지는 게 목표에요. 180이닝 정도? 매번 7~9이닝씩 던져서 떳떳하게 승리투수 되고 싶어요. 작년에는 타자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지만, 솔직히 제가 잘 던진 경기도 있었는데 너무 운 좋은 이미지만 강한 것 같아요.ㅋㅋ 올해는 내가 끝내서 불펜 형들 부담도 덜어주고, 완투·완봉도 다시 해보고 싶어요. 작년 첫 완봉했을 때 기분 정말 좋았거든요. 또 해보고 싶습니다.
웃긴데 눈물남ㅜㅠ 결국 저 해 왕머리 4관왕하고 현종이 리그에서 두번쩨로 최다 이닝 투수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