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화장실조차 가기 어렵다. 이닝 중간에 물을 마시고 땀을 닦는 수준이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마저도 양 팀 수비진에게 빨리 나오라고 독려하거나, 다음 이닝을 준비해야 하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5회 클리닝타임이 사실상 심판이 재정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경기장 편의시설도 열악하다. 일례로 잠실야구장의 경우 비좁고 낡은 심판 대기실 옆에 작은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는 정도다. 경기를 앞두고 대기하거나, 경기후 휴식을 취할 만큼 쾌적한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장시간 고온 노출은 심판 판정 정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체온이 높아지면 충동 조절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은 저하되고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땀과 갈증, 심박수 증가 같은 신체 신호가 뇌의 주의를 빼앗으면서 판정에 써야 할 에너지가 더위를 버티는 데 소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국외 연구에서는 실제 판정 정확도 하락이 확인되기도 했다. 미국 몬머스대 경제학과 에릭 페셀마이어 교수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1만 8907건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분석한 결과, 섭씨 35도(화씨 95도) 초과 구간에서 판정 정확도가 85.9%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도입과 비디오판독 확대로 과거보다 판정 부담이 줄었다고 해도 어려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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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피해는 사회 취약계층에게 먼저, 더 크게 타격을 준다. 야구장의 시선도 주로 선수와 팬들에게 쏠려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엔 심판뿐 아니라 볼보이, 판매원, 안내 요원들이 서 있다. 야구장에 갈 때마다 안내원들이 출입구 앞에서 손풍기 하나 없이 대여섯 시간씩 서서 버티는 모습이 눈에 밟힌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야구를 보면" 보이지 않는 그라운드의 또 다른 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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