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이숭용 지갑 털 시간이 다가오는데… 국대 포수의 자책, 홈런 치고도 왜 웃지 않았나
단순히 평소보다 많은 홈런만 친 게 아니라 볼넷도 곧잘 골라내고, 타구의 질까지 좋아지면서 기대할 만한 요소를 여럿 보여주고 있다. 출루율도 0.382로 순출루율이 높아졌고, 21개의 안타 중 절반에 가까운 9개가 장타다.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도 8회 결정적인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좋은 감을 이어 갔다. 조형우의 경력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웠던 완벽한 배럴 타구의 중월 홈런이었다.
시즌 중 타격폼 수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게 조형우의 이야기다. 조형우는 "타격폼에 조금 변화를 줬다. 손 위치도 원래 앞에 있다가 당겨서 쳤는데 그 부분에서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그래서 아예 손 위치를 뒤로 빼놓고 모아놨다가 한 번에 쓰려고 한다. 그러면서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잡동작도 조금 없어지고, 좋은 결과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존 설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존을 잘 설정하면서 공을 되도록 오래 보고, 대신 힘을 쓸 때는 한 번에 쓴다. 그 과정에서 루킹 삼진도 나오지만 볼넷도 나오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다. 조형우는 "오히려 헛스윙 삼진보다는 루킹 삼진이나 볼넷이 나오니까 나도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확실하게 지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다.
홈런도 치고, 최근 타격감도 좋고, 팀도 이겼으니 기분을 내볼 만한 날이었다. 하지만 조형우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별로 없었다. 수비에서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8회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등 복기할 부분들이 있었다고 자책했다. 전반기 공·수 모두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사실이고, 차분하게 되돌아보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조형우는 "후회가 되는 게 너무 많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조형우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내가 전반기 때 못 느꼈던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지금 와서 조금씩 잘 되다 보니 '전반기 때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되더라"고 인정하면서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생각하고 운이 좋게 컨디션이 올라온 것일 수도 있으니 크게 신경을 안 쓴다. 하지만 수비적인 부분은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다. 그걸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인정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은 필연적으로 후회를 낳는다. 조형우도 지금 그 과정에 있다. 하지만 야구가 올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년도 있고, 아직 뛸 날이 창창하게 남은 만 24세의 포수다. 어쩌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선발이라는 자체가, 이 포수의 지금까지 길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SSG가 강해지려면 주전 포수가 강해져야 하고, 조형우는 의심의 여지없는 내년의 최고 키플레이어다. 후회의 경험 속에서 더 확률 높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눈을 키워간다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