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NC파크가 자리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역시 낮 최고 38.2도, 19시 기준 33.3도로 저녁 시간대가 되고도 매우 높은 기온이 이어졌다. 이 두 지역은 경기가 한참 진행된 오후 9시에도 폭염중대경보가 해제되지 않았다.
KBO는 규약 제27조를 통해 경기 개시 예정 시간을 기준으로 폭염 경보 이상 발령돼 있으면 경기운영위원 또는 심판위원의 판단에 따라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어디까지나 운영위원이나 심판의 '재량'에 맡겨야 하는 규정이다. 결정권자가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인식한다면 날씨가 좋지 않아도 경기를 강행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규정이 유명무실한 모양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이날 롯데의 선발 포수로 나선 손성빈은 2회를 마치지도 못하고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보이며 일찍 교체됐다. 황성빈 역시 가벼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선수들이 찜통 더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모양새였다.
더구나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 등 팬들이 드나드는 시설 역시 이와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수는 물론이고 팬들의 안전도 담보하기 힘든 것이다.

기상청은 폭염의 수준을 세분화하고 그 위험성을 더 강조하는 측면에서 올해부터 기존의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높은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섭씨 39도 이상, 체감온도 38도 이상의 기온이 하루 이상 유지되면 발령된다.
사직야구장과 창원NC파크는 모두 31일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에 속해 있다. 그냥 폭염도 아니고 '극한 폭염'이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날씨 속에서도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폭염중대경보 신설에 발맞춰 경기 취소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폭염경보까지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폭염중대경보에 한해서는 안전을 위해 운영위원이나 심판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경기를 취소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
KBO가 폭염의 위험성에만 유독 둔감한 모습을 드러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9월, 추석 연휴까지 지속된 '이상 고온'으로 일부 지역 낮 최고 기온이 36도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규정대로 공휴일 오후 2시 경기를 강행했고, 그 결과 수십 명의 관중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는 등 심각한 사태로 번졌다. KBO는 그제야 부랴부랴 이후 경기들의 개시를 늦췄다.
이번에도 선수와 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소는 잃었을지언정 외양간이라도 빠르게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139/0002251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