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때로는 믿음이 선수를 망칠 수도 있다… SSG의 인디언 기우제, 김재환 하나로 모자란가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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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전혀 다르다. 이로운은 27일까지 시즌 43경기에서 39⅓이닝을 던지며 5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6.64라는 최악의 성적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올해 SSG의 불펜 붕괴가 오로지 이로운의 부진 때문은 아니지만, 지난해 벤치에서 가장 믿을 만한 전가의 보도에 녹이 슨 것은 다른 선수들의 부진보다 더 큰 파급력을 낳았다.
SSG 코칭스태프는 이로운의 몸 상태나 구위 자체에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을 시즌 내내 앵무새처럼 해왔다. 이숭용 SSG 감독도 '트랙맨' 데이터를 자주 이야기하면서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 실제 '트랙맨' 데이터상 이로운의 세부 지표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회전 수가 살짝 떨어지기는 했지만 오차 범위 수준 내에 있고, 공을 놓는 지점의 좌우 지점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이 자체로 올 시즌 성적 부진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오히려 평균 구속은 더 올랐고, 릴리스포인트나 공의 무브먼트도 처지지 않았다.
하지만 커맨드가 지난해만큼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가 막히게 떨어졌던 체인지업이 밋밋해졌고, 패스트볼은 결정적인 순간 한가운데 몰린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는 양상이 보인다.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홈런포를 연거푸 맞으면서 트라우마가 강해졌다.
SSG도 그런 이로운을 6월 17일 2군으로 내리며 조정 기간을 갖도록 했다. 머리를 식히려는 의도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로운도 2군에 있는 동안 포크볼을 연마하며 한 가지 구종을 더 추가했다.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변화구를 준비한 것이다. 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이로운의 성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SSG 벤치의 이로운 활용법이다. 이로운은 2군에 내려가기 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악몽과 같은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런데 1군에 올라온 뒤 SSG의 이로운 활용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 복귀 후 첫 경기였던 6월 18일 인천 한화전에서 이로운이 등판한 시점은 박빙 상황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이로운은 계속 주자가 있는 상황이나 혹은 홀드 상황 등 중요한 상황에서 계속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경기력이 완벽하게 반등한 것을 확인할 때까지는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투입할 법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지난해 투입 시점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벤치로서는 '이로운이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정작 이 어린 선수는 그 상황을 좀처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안 좋은 기억만 쌓인다.
이로운은 6월 16일부터 7월 25일까지 총 1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에 머물렀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350에 이른다. 9⅓이닝 동안 14개의 안타와 6개의 4사구를 허용했다. 피출루만 20명이다. 그러나 SSG는 28일 인천 두산전에서도 1-1로 맞선 8회 이로운을 투입했다. 역시 중요한 상황이었지만 이로운은 커맨드 난조 속에 1사 1,3루를 김민에게 물려주고 마운드를 떠났다. 김민이 강승호를 병살로 잡고 이닝을 마쳤지만, 이로운을 교체하는 SSG 코칭스태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에 대한 믿음은 필요하다. 보여줬던 기량이 있는 선수들은 부진을 꽤 빠른 시일 내에 이겨내는 경향도 있다. 매 경기 컨디션마다 선수를 교체한다면 시즌 구상은 누더기가 된다.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그 부진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이건 생각을 다시 해야 할 문제다.
SSG는 시즌 초반 김재환 케이스에서도 '인디언 기우제'를 지내다 시즌 초반 구상을 다 망쳤다. 1할 언저리의 타율에도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을 보이며 100타석을 넣었고, 결국 김재환이 그 한도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2군에 가며 건진 게 하나도 없는 도박이 됐다. 김재환의 초반 타격이 부진한 것도 있었지만, 부진한 선수를 100타석이나 계속해서 경기에 넣은 벤치의 책임이 더 무거웠다.
선수는 경기에 나가라고 하니 나간 셈이고 벤치는 더 현명하게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팬심은 성이 나고, 선수는 압박감을 받는 악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진 것도 벤치의 책임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뭔가 둔하고 두 발짝 늦은 계획 수정이 되풀이되며 팀에는 '나쁜 경험'이라는 데미지만 더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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