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월드컵 때는 정말 모든 경기가 그랬어요. '아, 제발 나한테 타구가 오지 마라, 찬스가 걸리지 마라.' 조급해지면서 제 퍼포먼스를 못 보여드렸어요. 국제대회를 가다 보면 힘이 더 들어가고, 내가 조금 더 해내야 될 것 같고. 그런 생각 때문에 오히려 제가 가진 걸 많이 못 보여줬어요."
3년을 갈았다. 타격에서는 힘을 빼고 정확하게 맞히는 세팅에 집중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웨이트로 근육량과 민첩성을 끌어올렸다. 키가 더 크거나 다리가 길어지는 것은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국제무대 선수들에게 비빌 것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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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시에는 '내가 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모든 타자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요. 제가 여기서 못 쳐도 계속 찬스가 만들어지고, 우리가 더 좋은 상황을 만들 거라는 믿음이 확실히 있어요. 저에 대한 믿음, 그리고 우리 팀 동료들에 대한 믿음. 거기서 오는 자신감인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는 '나한테 오지 마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박주아가 이번 대회 내내 깨고 싶었던 것이 있다. 바로 편견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같은 신체조건이 좋은 국가 선수들은 전혀 우리를 견제하지 않고, 쉬어가는 경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약하고, 장타를 못 치는 팀이라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했어요. 이번 대회 때 정말 그걸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매 경기 선수들과 얘기했어요. 우리, 할 수 있는거 다 해보자고요."
홈런의 쓰라림을 누구보다 많이 아는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 그래서 이 한 방의 의미를 팀 전체가 안다.
"동생들도, 언니들도 '야, 우리도 이제 홈런 칠 수 있다. 홈런 타자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다음 경기에 자신감을 확실히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서, 그게 오히려 마음이 너무 뭉클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