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고척서 마주한 양창섭은 '카우보이 모자'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원래 갖고 있던 것이다. 그런 걸 좋아해 작년 겨울에 놀러 갔을 때 샀다"며 "사 놓고 쓸 일이 없어서 집에 장식용으로 뒀다. 페덱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 걸 보자마자 '아 지금이다'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양창섭은 "페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썼다. 솔직히 말하면 쓰진 않고 조심히 들고 왔다"며 "진짜 그 모자를 쓰기에는 용기가 부족했다. 페덱에게 보여주니 엄청 좋아했다. 그렇게 활짝 웃는 모습은 그때 처음 봤다"고 밝혔다. 이어 "페덱의 풀 착장을 본 순간 멋있다고 생각했다. 내 로망이다. 솔직히 '와 진짜 멋지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페덱에게 양창섭 모자 이야기를 꺼내며 관련 질문을 던졌다. 페덱은 "시즌 처음부터 같이 했던 것도 아니고, 전반기가 다 지나고 후반기가 돼서야 늦게 팀에 들어왔는데 선수들이 먼저 내게 다가와 줬다.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와 주니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왔을 때부터 동료들이 '우린 네가 정말 필요하다. 네가 와서 좋다. 우리 같이 한번 잘해보자'며 응원해 줬다.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창섭은 "난 페덱에게 모자만 보여줬다. 입장을 바꿔 우리가 해외 리그에 나갔는데 외국 선수가 '나 집에 한복 있다'고 하면 어떻겠나.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을 듯하다. 페덱도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양창섭은 16일 롯데전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시즌 성적은 15경기 66⅓이닝 8승 무패 평균자책점 4.07이 됐다.
그는 "아직 나도 안정권은 아닌 듯하다. 나가는 경기마다 5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 그래도 늘 목표는 3이닝 1실점에서 시작한다"며 "하던 대로, 준비한 대로 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지만 투수로서 내 몫은 꼭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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