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 저는 이 스케줄대로 하겠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레전드 투수 출신인 봉중근 SSG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는 한 신인의 이야기에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신인 선수라면 자연히 프로 무대에 위축되기 마련이고,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를 절대적으로 따른다. 스스로 무엇을 찾아서 하는 경험이 많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신인의 입에서 자기 주도적인 훈련 스케줄이 줄줄이 나오고 있었다. 봉 코치는 "당황스러운데 좋았다"고 웃어보였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준(20)은 SSG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들로부터 칭찬을 한몸에 모으는 특급 기대주다. 단순히 가지고 있는 구위가 좋아서는 아니다. 남다른 '기질'이 있다. 봉 코치는 "이렇게 하겠다, 이것은 안 될 것 같다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한다"면서 "고졸 선수인데 기질이 완전 좋다"고 대성할 재목이라 확신한다.
봉 코치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역시 강화에서 어린 투수들을 지도하는 레전드 투수 출신인 배영수 코치 또한 봉 코치에게 "무엇이 있다. 확실히 다르다. 잘 뽑았다"고 칭찬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어린 선수가 다르게 움직이자 자연히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강화에서 어깨 재활을 하고 있는 '살아 있는 레전드' 김광현 또한 김민준에게 선발로 준비해야 할 루틴들을 조언하며 공을 들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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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 후 그래도 무난한 투구 내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던 김민준이 가장 고전한 날이기도 했다.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기대했는데 한 번 기세가 꺾인 것이다. SSG가 주목하는 것은 17일 경기가 아니다. 그 다음이다. 이 어린 투수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을 찾을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그 특유의 '기질'에 다시 기대가 걸린다. 툭툭 털고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 감독은 그 경험을 만들 시간을 줄 생각이다. 최민준이라는 다른 선발 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민준을 그대로 로테이션에 두기로 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아마추어와 많이 다르니까 그런 루틴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첫 해부터 와서 잘하면 물론 좋지만, 그래도 내가 봤을 때는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지려고 하고 표정이나 이런 것도 신인 같지 않다"면서 역시 기질에 대한 부분을 인정하면서 "그런 루틴들이 쌓이면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밸런스가 깨지지 않고 승부를 할 수 있는 요령이 생길 것이라 본다"고 기대감을 거두지 않았다.
이미 좋은 것들은 많이 보여줬다. 패스트볼도 구속 대비 힘이 있고, 포크볼이라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결정구가 있음을 증명했다. 어린 선수지만 겁을 먹지 않고 당차게 승부를 하는 경기 운영도 호평을 모았다. 그것을 꾸준하게 유지해 갈 수 있다면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더 기대되는 선발 자원으로 클 수 있다. 부진 직후인 다음 등판이 상당히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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