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넘어지는 법 배운 ‘단단한 열아홉 곰’ 김주오 “실패도 지금은 자산”
프로 첫해 전반기를 돌아보는 김주오(두산)의 목소리에는 조급함이 없었다. 기대만큼 결과가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마주한 시행착오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김주오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 것을 하지 못했다. 너무 보여주려고만 하다 보니 오히려 내 것이 없어졌다”며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지면서 나 자신과 싸웠다. 그러니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크게 흔들린 것은 타석에서의 기준이었다. 김주오는 “타석에서의 정립이 무너졌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프로 투수들의 빠른 공과 변화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까지 겹쳤다.
퓨처스리그서도 출발은 더뎠다. 3월 타율 0.133에 머물렀고 5월과 6월에도 각각 0.200, 0.189를 기록했다. 그래도 경기를 치를수록 프로의 속도에 익숙해졌다. 김주오는 “처음에는 투수들의 공이 까다롭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런 느낌이 거의 없다”며 “고등학교 때처럼 타석이 편해졌고 좋은 타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변화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상무전부터 이달 4, 5일 고양(키움 2군)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특히 7월 두 경기서 8타수 4안타를 써냈을 정도. 김주오는 “7월에는 내 느낌대로 잘되고 있다. 안타와 장타가 나오고 공도 고등학교 때처럼 잘 보인다”며 “이전보다 확실히 발전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김주오가 추구하는 타격은 무조건 담장을 넘기는 야구가 아니다. 빠르고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꾸준히 생산하는 것이 먼저다. 그는 “장타도 중요하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의 속도를 높여 장타 능력을 키우고 싶다”며 “홈런보다는 2루타를 많이 치고 싶다. 잘 맞은 타구는 어느 야구장에서든 넘어갈 수 있다. 홈런을 치겠다고 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좋은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리그 최고 우타자인 김도영(KIA)의 타격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 김주오는 “밀어 쳐도 멀리 보내는 모습을 많이 본다”며 자신이 그리고 있는 타격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엔 잠실 야구장서 열린 2026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출전해 프로 첫해 의미 있는 무대를 밟았다.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정규리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다. 김주오는 “당연히 1군에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잘하면 불러주시는 것이니 그에 걸맞게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회를 받으면 올라가서 잘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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