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56호 홈런볼 플랜카드 걸던 삼성 이벤트 대행업체 직원이 주웠대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기념비적인 56호 홈런공을 차지한 주인공은 삼성구단의 이벤트 대행업체인 '놀레벤트'의 장성일(28)씨와 팀장 여현태(35)씨였다.
2회말 장씨와 여씨는 대구구장 왼쪽 펜스와 관중석 사이의 공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56호 홈런이 터질 경우 지체없이 '아시아 홈런 신기록,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이 그라운드를 등지고 작업을 하고 있던 순간, "와~"하는 함성과 함께 장씨와 여씨 사이에 공이 툭 떨어졌다. 기다리던 홈런 공임을 직감한 장씨는 본능적으로 공을 주워 들었다. 장씨는 팀장인 여씨에게 다가가 조용히 공을 건네준 뒤 제 자리로 돌아갔다. 준비했던 플래카드를 내걸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수십여명의 관중이 뒤늦게 공을 잡기 위해 펜스와 관중석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뛰어내리면서 혼잡해진 탓에 이들이 공들여 준비한 현수막은 올라가지 못했다.
여씨는 인터뷰에서 "장씨와 상의해봐야겠지만 이 공을 팔거나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삼성구단이나 이승엽 선수에게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다시 "시가 3억원이 넘는다는 말도 있다. 둘이 나눠도 1억5천만원인데 팔 생각 없느냐"고 묻자 "돈에는 관심없다. 3억원이라는 말도 그리 현실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보름이 넘도록 전국을 누비며 준비한 이벤트를 막상 홈런 순간에 관중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억5천만원이 거금이기는 하지만 (공짜로 생긴)공을 팔아 돈을 벌기보다는 이승엽 선수가 고맙다는 뜻에서 '형님'이라고 불러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해 홈런공 신기루를 좇던 수만명의 '잠자리채 부대'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