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3경기를 남긴 6일 현재까지 윤준호는 총 60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고 그중 29경기는 선발로 출전했다. 양의지가 선발 포수로 나선 건 45번, 그 뒤를 윤준호가 잇는다. 입대 전까지 1군 무대 경험이 3경기에 불과했던 젊은 포수의 눈부신 성장이다.
최근 만난 윤준호는 “솔직히 올해 이렇게 오래 1군에 있을 줄 몰랐다. 원래 2군에 있는 시간보다 1군에 더 길게 있는 게 목표였다”며 “벌써 전반기가 끝나가는데 운이 좋게도 아직 한 번도 내려가지 않고 있어서 너무 좋다. 현재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로킹 능력에서 일찍이 강점을 가졌던 만큼 올해도 팀의 실점을 막는 좋은 수비 장면을 심심찮게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타격력까지 장착했다. 상무에서 3할대 타율로 끌어올리더니 올 시즌 61경기 타율은 0.270(100타수 27안타), 장타율 0.370으로 준수하다.
윤준호는 “입대 전에는 사실 타격에 자신이 있었던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상무에서도, 올해도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생긴 것 같고, 스윙도 원래는 손을 많이 쓰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손보다는 몸 회전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수비는 기본이니까, 항상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했고 상무에서 수비 훈련도 굉장히 많이 했다. 지금은 수비를 나가야 그나마 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격으로 존재감을 키우려면 양의지 선배 정도는 돼야 한다”고 웃었다.
윤준호는 “볼 배합 공부는 늘 많이 하는데 그걸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그래도 포수가 욕을 안 먹을 수가 없다. 욕을 안 먹는 법은 없으니까 그게 다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팀 선배로 둔 이점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윤준호는 “의지 선배님을 모범 사례, 해답지라고 생각하고 항상 보고 배우려고 한다”며 “선배님이 포수 마스크 쓰시면 벤치에서 보면서, 나는 이 상황에서 이 공을 선택할 것 같은데 선배님은 실제로 어떤 공을 선택하시는지를 비교하면서 본다. 좋은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수력을 갖춘 팀이다. 투수들을 리드하는 포수들의 역할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올해 특급 마무리로 전향한 이영하가 등판할 때면 윤준호는 항상 함께 그라운드에 오른다. 이영하는 “초반에는 (준호의 볼 배합에) 내가 고개를 흔들 일이 좀 많았는데 최근에는 거의 없다. 준호와 같이 좋은 경험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준호는 “영하 형 덕분에 내가 고용 불안에서 벗어났다”고 웃었다. 그는 “경기를 이기려면 영하 형이 던져야 한다. 그럴 때마다 같이 나갈 수 있어서 좋다. 영하 형 덕을 크게 보고 있다”며 “투수들과 호흡 맞추면서 서로의 성향을 알게 되는 것 같다. 군 복무를 마치고 처음 왔을 때는 시행착오가 조금 있었는데, 아직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합을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팀 내 에이스이자 막내 투수 최민석에 대해서는 “미트를 갖다 대면 그곳에 가장 정확히 꽂아 넣는 투수”라고 했다. 윤준호는 “솔직히 시즌 전 캠프 때는 민석이 공이 너무 많이 휘고 잡기 어렵고 반대 투구도 많아서 ‘얘 뭐 하는 애인가’ 싶었다. 그래서 민석이가 던질 때는 긴장을 좀 했었다”며 “그런데 시즌 들어오니까 다른 사람이다. 민석이가 자기는 원래 실전용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본인은 “아직 스몰 샘플”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현재 기준 리그를 이끌어갈 젊은 포수 대열에 윤준호가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그는 “전반기에는 경험이 적다 보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더이상 그런 핑계를 댈 수 없다. 후반기에는 조금 더 자신 있게 내 야구를 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윤준호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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