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은 연속성을 보장하기 가장 어려운 보직이다. 몇 년간 잘했던 투수가 어느 순간 갑자기 부진하는 경우가 아주 빈번하다. 그래서 대부분 구단은 최대한 투수를 쌓아두려 한다. 누구 하나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질 경우 다른 자원으로 그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NC 불펜은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보강 없이 순 유출만 계속됐다. 지난 시즌 3대3 대형 트레이드로 김시훈과 한재승이 KIA로 이적했다. 시즌 종료 뒤에는 이용찬이 2차 드래프트로 팀을 떠났다.
신예들이 성장해 그 빈 자리를 메웠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수 년간 신예들의 성장이 가장 더딘 팀이 NC다. 2018년 지명한 김영규·신민혁, 2019년 지명한 전사민 이후 확실한 ‘1군급’으로 평가할 만한 자체 생산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외부 보강은 없는데, 신예들의 성장까지 기대만 못하니 다른 구단들과 불펜 뎁스 차이는 갈 수록 커지기만 한다.
NC의 최근 신인 드래프트 기조는 명확했다. 지금 당장의 기량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우선시했다. 2023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뽑은 신영우, 이듬해 전체 5순위로 지명한 김휘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기조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들 유망주가 수년 때 ‘원석’으로만 남아 있다는 점이다.
NC는 신예 투수들에게 숙성을 위한 인프라도 시간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연고 지자체와 해묵은 갈등 속에 창단 15년이 된 지금까지도 2군 클럽 하우스가 없다. 전국 각지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지금은 시설 열악한 마산구장에서 훈련한다. 어차피 같은 풀에서 신인을 뽑는 환경에서 훈련 인프라의 차이가 곧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 없이 결실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쓸 선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어린 투수들을 1군에 올려다 써보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2군에서 다른 어린 투수를 새로 올려봐도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다. 무엇 하나 확실한 성과도 남기지 못하고 1~2군만 오르락내리락하는 투수들이 많다. 이제 막 시즌 일정 절반을 소화했는데 이준혁(23)은 1군 엔트리 등·말소가 벌써 4차례다. 원종해(21)와 신영우는 각각 3차례 등록과 말소를 경험했다.
지금 NC 불펜은 기본적인 뼈대를 그리기가 쉽지 않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분이 의미가 없고, 셋업맨과 마무리가 누구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배재환, 이용준 정도를 제외하면 돌아올 자원도 마땅치 않다. 남은 시즌이 그래서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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