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빈은 단호했다. 수술을 거부했다. 그는 "시즌이 한창이고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이라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대로 굳으면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해서 수술을 안 하기로 했다"며 "손가락이 구부러져 있어 세수할 때나 머리 감을 때, 공을 빨리 뺄 때 조금 불편하지만 방망이를 잡을 때는 괜찮다. 당분간 힘줄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자제하며 버틸 것"이라고 덤덤하게 투혼을 전했다. 그의 아내 역시 속상해하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남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붕대를 감은 손가락을 보여준 정수빈은 베테랑으로서의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제가 이렇게 아파도 할 수 있으면 끝까지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면, 우리 후배들도 조금 아프다고 쉽게 경기에 빠지는 일 없이 책임감을 느끼고 뛰지 않을까요? 그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