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백호와 천하 양분했던 '고교 천재'의 귀환… 양창섭, 9년 만의 '1피안타 무사사구' 역투
이날 양창섭의 피칭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대기록들의 향연이었다. KBO 역대 143번째 무사사구 완봉승이자, 역대 47번째 1피안타 완봉승이다. 삼성 소속 토종 투수의 완봉승은 2020년 9월 최지명(개명 전 최채흥) 이후 5년 8개월 만이며, 특히 '1피안타 완봉승'으로 좁히면 1993년 6월 사직 롯데전에서 성준이 기록한 이후 무려 33년 만에 나온 구단 역사의 진기록이다.
이날 사직벌의 마운드를 지배한 양창섭의 투구를 보며, 오랜 야구팬들은 자연스레 10년 전 덕수고 시절의 '초고교급 괴물'을 떠올렸다.
하지만 찬란했던 고교 시절의 후유증은 매서웠다. 작은 체구와 혹사 논란이 겹치며 1차 지명에서 외면당하는 아픔을 겪었고, 2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고교 시절의 압도적인 재능을 좀처럼 만개하지 못했다. 프로의 높은 벽과 잔부상 속에 백업과 불펜을 오가며 보낸 8년의 세월은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하고 쓰라린 시간이었다.
그러나 절치부심하며 칼을 간 9년 차의 봄은 달랐다. 이날 마운드에 선 양창섭의 직구는 전성기를 훌쩍 뛰어넘는 최고 시속 150km를 찍었고, 예리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앞에서는 롯데 강타선도 속수무책으로 배트를 헛돌렸다. 투구 수는 9회까지 단 102개. 3회말 선두타자 장두성에게 허용한 우전 안타가 아니었다면 KBO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도 가능한 무결점의 제구력이었다.
길고 길었던 9년의 터널을 지나, 덕수고 괴물이 마침내 사자 군단의 당당한 선발 에이스로 만개했다. 102구의 예술적인 투구로 증명해 낸 양창섭의 '천재성'이 2026시즌 KBO리그 판도를 흔들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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