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후 2시 경기에요?" 최근 야구장에서 모 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휴대폰에 KBO 공지 알림이 울렸다. 메일 제목은 '2026 KBO 리그 경기 개시 시간 변경'. 원래 오후 5시로 잡혀 있던 경기가 지상파 중계방송 관계로 오후 2시로 바뀐다는 내용이었다.
알림의 내용을 전해주자 선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오후 2시로 바뀌는 경기가 너무 많다. 우리 팀만 이상할 정도로 많은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해당 팀 관계자도 "가급적이면 특정 팀에만 쏠리지 않게 편성했으면 좋겠는데...낮경기가 너무 자주 돌아오는 것 같다"라며 비슷한 불만을 털어놨다.
팬들도 불만이기는 마찬가지다. 낮경기 편성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해당 팀 팬들은 하나같이 분통을 터뜨린다. 전날 금요일 야간경기를 소화하고 다음 날 오후 2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고충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을 빼고는 구단도, 선수도, 팬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 오후 2시 낮경기다.
모든 팀이 같은 조건이라면 그나마 불만이 덜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상파 편성으로 경기시간이 바뀐 횟수만 따지면 한화가 총 4차례로 가장 많다. 반면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아직 단 한 차례도 없다. 키움은 30일 경기가 편성 변경 예정으로, 처음으로 토요일 오후 2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화에 이어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3차례로 최다 2위를 기록했고, 두산 베어스가 2차례,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SSG 랜더스·KT 위즈가 각 1차례다. 17일까지 치른 전체 낮경기 횟수로는 한화가 14경기로 최다, 키움이 9경기로 최소였다. 주로 팬덤이 크고 전국구 팬층이 두꺼운 인기 구단이 지상파 낮경기 단골로 지정되는 구조다.
KBO 관계자는 "지상파 중계로 경기 시간이 급작스럽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좌석 예매 페이지가 열린 뒤에는 편성 변경이 불가능해, 아무리 늦어도 2주 전에는 지상파 중계 편성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구단간 편성 불균형 문제는 이미 정해진 규정이 있다. KBO 관계자는 "한 팀당 월 2회까지는 구단이 승인해야 하고 구단이 동의하면 3회 이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상파 경기 편성 변경을 거부하지 않기로 구단 간 합의가 이뤄졌다. 한 달에 2회까지는 협조하되, 한 팀이 한 달에 세 번 걸리는 일은 없게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아직까지 월 2회 초과 편성이 이뤄진 사례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파 낮경기 중계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시간이 해결할 문제이기도 하다. KBO 관계자는 "6월 이후부터 9월 중순까지는 오후 2시 경기가 편성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공휴일인 6월 6일 현충일에는 원칙적으로 방송사 낮경기 편성이 가능하고, 복수의 방송사가 동시에 오후 2시 경기를 편성할 가능성도 있다. 낮경기를 둘러싼 불평 불만은 그 이후로 잦아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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