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감도 없지는 않았다. 마무리가 된 뒤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한 선수도 바로 정해영이었다. 성영탁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 정해영은 "그냥 해봐라"고 후배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성영탁은 "(이야기를 듣고) 그냥 똑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무리가 됐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다. 정해영의 조언이 성영탁의 시선을 단순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초반에는 박빙 상황이 많아 너무 많은 경기에 나간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나갈 상황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불펜 투수가 너무 오래 나가지 않아도 경기력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영탁도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그 과정에서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다.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점에서 든든한 마무리 투수의 루틴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성영탁은 14일 광주 두산전을 마친 뒤 "나는 (공을 안 던지면) 조금 불안해서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동걸 코치님께서 '그만 던져라'고 말씀을 하신다. 그래도 뭔가 컨디션 회복은 잘 됐고, 유지도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정해영도, 성영탁도 딱히 보직 싸움을 의식하는 눈치는 아니다. 오히려 정해영은 성영탁이 가장 먼저 고민을 물을 수 있는 선배 중 하나다.
성영탁은 "해영이 형의 공이 너무 좋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나도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냥 해봐라"는 말은 정해영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자기 주문일 수 있다. KIA의 뒷문이 그렇게 강해지고 있다.
해영탁 ^ᶘ=ෆ˙ᵕ˙ෆ=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