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투수의 부상은 잦은 등판과 많은 투구 수, 즉 ‘혹사’가 주요인으로 꼽혔다면 관리가 일반화된 현대 야구는 달라졌다. 최근 투수 부상의 대표적 요인으로 ‘구속 혁명’이 대두하고 있다. 현대 투수는 오래 던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많이 회전시키는 공을 던지는 것을 요구받고 있다. 시속 150㎞는 더 이상 특별한 숫자가 아니며, 160㎞를 던져야 박수받는 시대다. 변화구도 마찬가지다. 더 예리한 각도와 더 큰 낙차 등을 요구한다. 여기에 발전한 투구 추적 시스템은 공의 회전 수, 릴리스 포인트, 수직·수평 움직임 등 다양한 항목의 수치를 제시하며 투수들을 압박한다.
결국 이는 투수들의 팔꿈치 인대, 굴곡근, 회전근개, 관절와순에 과부하로 이어진다. MLB가 2024년 발표한 투수 부상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투수가 더 강하게 던질수록 팔꿈치에 걸리는 스트레스가 커지며, 패스트볼 구속 증가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수술) 증가가 함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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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부상과 수술의 두려움에서 투수를 건져내고 롱런하게 할 해법은 없을까. 일단 투구 수만 볼 것이 아니라 고강도 투구 비율, 연투, 휴식일, 전력투구 빈도, 갑작스러운 이닝 증가, 구속 상승 과정에서의 신체 변화까지 통합적 관리가 절실하다. 이는 유소년과 아마추어 단계부터 필요한 일이다.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구속 경쟁에 빠질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선수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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