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장장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길고 험난한 마라톤이다.
이 기나긴 여정 속에서 선수의 부상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운이 아니라, 모든 팀이 숙명처럼 마주해야 하는 '상수'이자 자연스러운 변수다. 이 자연스러운 변수를 미리 준비하지 않은 팀은 필연적으로 도태된다. 진정한 강팀의 조건은 100%의 전력일 때 얼마나 화려한 야구를 하느냐가 아니라,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버텨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지금, 삼성 라이온즈가 그 '진짜 강팀'의 품격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주전 내야 외야 야수진, 그리고 캡틴까지. 팀의 중추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삼성은 놀랍게도 9승 4패의 성적으로 리그 단독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위기 때마다 베테랑 백업 자원들이 소금 같은 활약을 해주고, 대체 선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내며 훌륭하게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단단하게 버텨내는 힘. 어쩌면 길게 늘어선 부상자 명단보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단독 2위'라는 현재의 순위표가 올 시즌 삼성을 더욱 무섭게, 그리고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완벽한 증거일 것이다. 부상자는 시간이 걸릴 뿐 언제고 복귀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