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알고 보니 이 세리머니는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었다. 시즌 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팬들과 나눴던 소중한 약속이었다. 당시 캠프 행사였던 '플러스 런 트립'에서 오재원은 팬들 앞에서 수줍게 공약을 내걸었다. "데뷔 첫 안타를 치면 꼭 팬분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겠다"라는 다짐이었다.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 경기, 3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의 눈빛은 유독 빛났다. 앞선 타석의 아쉬움을 털어내듯 힘차게 돌린 배트에 맞은 공은 좌익수 앞에 떨어졌고, 오재원은 이렇게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코치의 축하를 받는 오재원 얼굴은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 그때 그는 기다렸다는 듯 양손을 볼 옆에 갖다 대는 귀여운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사진기자 카메라를 응시했다.
알고 보니 이 세리머니는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었다. 시즌 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팬들과 나눴던 소중한 약속이었다. 당시 캠프 행사였던 '플러스 런 트립'에서 오재원은 팬들 앞에서 수줍게 공약을 내걸었다. "데뷔 첫 안타를 치면 꼭 팬분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겠다"라는 다짐이었다. 사실 찰나의 승부가 오가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그것도 만원 관중 앞에서 신인이 첫 안타의 감격에 취해 혹은 쏟아지는 긴장감에 눌려 소소한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오재원은 달랐다. 만원 관중의 시선이 집중된 그 정점의 순간, 그는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의 얼굴을 먼저 떠올렸다. 생애 단 한 번뿐인 데뷔 첫 안타의 감격 속에서도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찾아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은 팬들을 향한 존중과 신뢰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장면은 그가 가진 야구 실력 그 이상의 인간적 성숙함과 예사롭지 않은 끼를 느낄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의 확실한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 예견했던 것처럼, 오재원의 실력은 수치로 증명되었다.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선발 중견수이자 리드오프라는 중책을 맡아 11타수 4안타, 타율 0.364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팬들이 오재원에게 진정으로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안타를 잘 쳐서만은 아니다. 19세 소년이 보여준 약속을 지키는 진심이 대전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츠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팬들의 가슴에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1루 베이스 위에서 보여준 오재원의 세리머니는 숫자 그 이상의 휴머니즘을 담고 있었다. 팬들과의 작은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그 따뜻한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오재원의 질주는 한화 이글스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대전의 하늘 아래, 약속의 꽃을 피운 소년의 진심이 팬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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