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나도 ‘눈 찌르기’ 삼매경이다. 타격 전에 더그아웃에서도, 대기 타석에서도 검지, 중지 두 손가락을 빠르게 눈앞으로 가져오는 행동을 반복한다.
시작은 문현빈(한화 이글스)이었다. 문현빈은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참가해 김도영(KIA 타이거즈), 안현민(KT 위즈) 등에게 이를 전파했다. 문현빈은 지난해 타석 전에 눈 찌르기 루틴을 이어갔고 3할에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과연 ‘눈 찌르기’는 타격에 효과가 있을까.
이른바 ‘눈 찌르기’는 동체 시력을 순간적으로 깨우기 위한 일종의 워밍업이다. 눈앞으로 빠르게 들어오는 자극을 따라가며 초점 조절과 시선 이동을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투수의 손을 떠나 변화무쌍하게 날아드는 공을 끝까지 추적해야 하는 타자에게는, 짧은 순간 시각과 반응을 끌어올리는 준비 동작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시각 훈련은 학술적으로도 일부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2012년 미국 신시내티대학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야구팀 선수들에게 6주간 다양한 시각 훈련을 한 결과 팀 타율이 0.251에서 0.285로 상승했고, 장타율 역시 의미 있는 증가(0.372→0.404)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른 팀들의 평균 팀타율이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시각 훈련이 경기력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해당 연구는 특정 팀을 대상으로 한 전후 비교라는 점에서, 모든 효과를 단일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시각 정보 처리 속도와 집중력 향상이 타격 성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뇌파 추적 등 여러 연구에서 공통으로 언급된다. 동체 시력 훈련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는 이유다.
현장의 반응은 훨씬 직관적이다. 실제 효과를 체감한 선수들은 이를 루틴으로 굳혀간다. 타격은 0.4초 만에 홈플레이트로 날아드는 공을 보고 찰나의 판단을 내리는 영역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공을 더 또렷하게 보고 미세하게나마 빠르게 반응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 안타 하나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타자들에게, ‘눈 찌르기’는 어쩌면 또 다른 간절함의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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