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은 선발 투수다. 불펜 투수들에 비해 빌드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 ITP 단계까지 모두 소화한 뒤 마운드에 올라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한 시즌을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이 박 감독의 강조 사항이다. 박 감독은 "급하게 할 것은 아니다. 한 번 더 통증이 오면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선수야 마음이 급하겠지만, 무조건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완벽한 준비가 우선이다. 개막 이후 잠깐 빠지더라도 차라리 완벽하게 돌아와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뛰는 게 낫다. 박 감독은 "개막보다는 1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일주일, 열흘 앞당겨서 하려고 하다가 한 달을 날릴 수도 있다"면서 "정상적으로 몸 상태가 됐을 때 하려고 계획을 잡아야 할 것 같다. 한국에 들어가서 정확한 몸 상태를 한 번 더 체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P 단계에서 통증이 없어야 하고, 이후 시범경기나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수를 끌어올린 뒤 복귀하는 절차다. 그 과정에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겠다는 것이 삼성의 확고한 의지다. 그렇게 신중을 기하다보면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초반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에이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중략
당초 5선발 경쟁을 벌였던 좌완 이승현과 양창섭은 물론, 올해 신인으로 들어온 우완 장찬희 또한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박 감독은 "장찬희가 운영 능력이나 이런 것에서 신인답지 않은 배포도 있고, 제구도 안정감이 있는 편이다"고 했다. 원태인이 돌아오고,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해 선발 4명이 확정된 뒤에도 장찬희는 남은 선수들과 함께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시킨다는 구상이다.
아리엘 후라도 또한 현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위해 파나마 대표팀에 가 있는 상황으로 당장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들어갈 선수가 마땅치 않다. 기존 선발 멤버 중에서는 최원태 하나가 남았다. 최원태 이승현 양창섭 장찬희가 선발로 돌고, 길게 던질 수 있는 불펜 자원인 임기영도 선발로 등판하는 날이 있을 전망이다. 박 감독은 "불펜 데이와 같은 형식이겠지만 선발이 없어서 임기영도 상황에 따라 선발로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위기에 몰린 삼성 선발진이 기회를 얻는 선수들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더 강해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