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수빈은 "느낌은 항상 비슷하다. 워낙 많이 와서 당연히 오는 곳이라는 생각"이라면서도 "처음엔 항상 막내였는데, 지금은 밑에 후배들이 많다 보니 마음이 좀 편해진 건 있다"고 웃었다. 김재환의 이탈로 외야 최고참이 된 그는 "나이를 보니까 진짜 고참이 된 듯싶다"며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번 두산 스프링캠프에선 외야수만 무려 9명이 참가했다. 정수빈은 "외야수가 캠프에서 많은 건 거의 처음"이라면서도 "애들끼리 알아서 분위기도 잘 만들고 파이팅도 좋다.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냉정했다. 그는 "나 역시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든 경쟁해야 한다"며 "지금은 기회를 한 번 놓치면 다시 잡기 어려운 나이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긴장된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좌익수 자리에 몰린 후배들의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도 냉철했다. 정수빈은 "프로라면 경쟁에서 이겨서 자기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팀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해서 잘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잘해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수빈은 "요즘 중견수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박해민 선수 계약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엔 타격 위주 평가가 많았지만, 지금은 수비·리더십·센터를 잡아주는 역할까지 인정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은 중견수의 본질을 보이지 않는 가치로 정의했다. 그는 "그저 빠르고 공만 잘 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외야 전체를 조율하고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데이터로 다 나오지 않는 예측, 경험으로 타구를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80억 유격수 박찬호 합류로 변화가 예상되는 타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정수빈은 "(박)찬호는 좋은 타자고 경험도 많다"며 "상대 투수나 타격감에 따라 나와 함께 1번과 2번을 유동적으로 바꿔가며 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찬호가 오면서 유격수 자리에 안정감이 생기면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찬호도 주루가 좋은 선수라 두산 컬러에 잘 맞게 뛰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수빈은 우승 도전과 관련해 우승 후보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으로 시즌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수빈은 "우리는 우승 후보보다는 도전자의 입장"이라며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게 야구다. 변수도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도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18번째 스프링캠프. 숫자는 쌓였지만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정수빈은 여전히 경쟁 속에 있고, 동시에 두산의 중앙을 지키고 있다. 도전자의 자세로 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시선은, 팀의 현재이자 방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311/0001968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