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지난 12월 23일 A 씨를 인터뷰했다. A 씨는 “처음엔 ‘내가 겪은 일이 사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믿어주겠지’라는 생각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졸업을 하고 수년이 지난 상태에서 피해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다른 동창들의 증언을 얻고 상담 기록들도 남아있었지만 조사를 받으러 갈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서 힘들었다”고 했다.
2차 가해도 심각했다. A 씨는 “유 선수의 팬들이 제 SNS를 찾아와 욕을 하기도 하고 야구 커뮤니티에도 비난 글이 올라왔다. 저를 범죄자로 묘사한 기사들도 많이 나왔다”며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A 씨는 상대 측 증인들의 태도에 대해 억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증거 기록을 보는데 ‘우리 학교에 학폭 자체가 없었다’는 상대 측 증언들이 있더라. 그 부분에서 화가 났다. 왜냐하면 그 말을 한 증인들은 과거에 저를 같이 괴롭혔던 가해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 법원은 해당 내용의 증거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년여 간의 법정 공방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 누구도 A 씨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A 씨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가해자들 이름과 생김새를 전부 기억하고 있다. 아마 있었던 일을 전부 다 용서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고 싶지도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젠 그 친구들 인생보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제 삶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로결 선수 소속 구단인 한화 이글스는 학폭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21년 2월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선수가 결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만큼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며, 반대의 경우에도 별도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모든 법적 절차가 끝난 현재 구단의 입장은 4년 전과 차이를 보였다. 한화 관계자는 12월 24일 일요신문에 “선수 개인이 명예훼손으로 진행한 사안인데 구단이 추가 입장을 낼 게 있느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구단을 통해 유 선수 측 입장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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