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단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구단은 전력강화위원회와 사전 소통 과정에서 구창모의 차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라, 선수의 현재 몸 상태와 미래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구단의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구창모는 지난 2년간 부상 등으로 인해 실전 투구 이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풀타임을 건강하게 소화하며 건재함을 증명한 뒤,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선수와 대표팀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현실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구단이 파악하고 있는 선수의 리스크를 투명하게 공유하여 위원회의 합리적인 판단을 돕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최종적인 엔트리 선발은 구단의 의견을 참고하여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다.”
그리고 NC 구단 관계자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성 당시 피로골절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구창모를 2군 경기 선발로 올려 당시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이 보는 앞에서 ‘쇼케이스’를 치렀다는 기사 내용과 관련해서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구창모는 재활 중이었고, 재활 등판 일정에 맞춰서 경기에 나선 것이다. 그 경기를 대표팀 감독과 전력강화위원장이 보러 왔을 뿐이다. ‘쇼케이스’를 하려면 일정에 없는 날짜를 잡아서 경기에 나서는 건데 그 경기는 구창모의 재활 등판이었다. 즉 대표팀을 위해 쇼케이스를 한 적이 없다.”
구창모는 2016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20년 통합 우승 후 피로골절을 치유하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고, 2023년 부상이 재발되는 바람에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참가도 무산됐다.
구창모는 지난 6월 상무에서 전역해 팔꿈치 통증으로 복귀가 미뤄졌다가 9월 7일 1군 복귀전을 시작으로 올해 정규시즌 4차례 등판해 14.1이닝을 던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나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건강한 구창모라면 대표팀에서는 꼭 필요한 좌완 선발 투수다. 하지만 WBC 대표팀은 투수의 빌드업을 기다려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전력으로 던질 투수가 필요한 거지 부상 위험을 안고 있는 투수의 컨디션 회복을 기다릴 수는 없다.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에는 강인권 수석코치, 이동욱 수비코치 등 구창모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NC 전임 감독들 2명이 포함돼 있다. 구단이 선수 차출에 우려를 표한다고 해도 대표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이고, 좋은 활약을 펼칠 거라고 기대한다면 구단이 끝까지 선수 차출을 막을 명분이 없다.
그렇다면 2025시즌 세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뛰지 못했던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건 어떻게 봐야 할까. KIA 구단 관계자는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도영이 11월 중에 재활과 기술 훈련을 병행했고, KBO에서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사이판 캠프 1차 명단에 포함시킨 걸로 알고 있다. 구단도 왜 걱정이 없겠나.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수의 MRI를 다시 찍었다. 혹시 대표팀 훈련 때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선수와 합의 후 촬영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무엇보다 김도영의 대표팀 합류 의지가 강했다. MRI 촬영 결과가 좋았고,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았고, 선수의 의지가 강해서 대표팀 차출에 응했던 것이다.”
구창모도 인터뷰 때마다 WBC 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부상 이력이 많은 선수 입장에서는 대표팀 출전 의지를 강하게 내세우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일들로 인해 구창모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직 기회는 남았다. 2026시즌을 건강한 구창모로 활약한다면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물론 2028 LA 올림픽 등 주요 국제 무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