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왼손 투수가 부족한 대표팀 사정 등을 감안해 구창모를 발탁하려 했으나, NC와의 사전 조율 끝에 명단에서 제외했다.
NC 구단 입장으로 보면 '토종 에이스'의 무리한 일정 소화를 우려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창모는 데뷔 이래 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6년 데뷔 이후 한 번도 규정 이닝을 넘긴 적이 없고, 상무에 입대해서도 부상 여파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정도다.
완벽한 몸 상태라면 리그를 뒤흔들 만한 위력을 갖춘 투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았고, '건강한 구창모라면'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붙었다.
그런 데다 NC는 구창모에게 이미 대형 계약을 안겼다. 입대 전인 2023시즌을 앞두고 7년 최대 132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부상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에이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고액 연봉을 받는 에이스가, 시즌 전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시즌 전체 구상이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도 아닌 부상이 매우 잦았던 구창모이기에 더욱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C와 구창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시즌 전 치르는 WBC이기에 부상 위험을 감수하는 건 구창모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고, 다른 구단 모두 이를 떠안고 주축 선수를 내보낸다.
선수 본인도 국가대표 발탁, '야구 월드컵'과도 같은 WBC 출전에 대한 욕심이 크고, 구단 역시 대부분은 국가 대항전 성격의 대회 선수 차출에 기꺼이 동참한다는 대의명분에 따르는 쪽이다.
올 시즌 부상에 신음하며 단 30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도영(KIA 타이거즈), 내년이면 한국 나이 마흔 살이 되는 베테랑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차출에 응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모든 구단이 각자의 이해관계만을 따진다면, 국가대표에 나가려는 선수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태극마크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구창모는 입대 전인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지금과 다른 행보를 보였었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회다.
당시엔 시즌 중 팔 부상을 당하고도 일정을 앞당겨 1군에 복귀하는 등 대표팀 차출 의지를 보였다. NC도 이를 굳이 만류하지 않았지만 끝내는 다시 부상을 당해 대표팀 발탁이 무산됐다.
병역을 해결한 직후 이어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발탁에 난색을 표했다는 점에서 구창모와 NC를 향한 팬심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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