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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수준의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 한 실행위 참석자는 더게이트와 통화에서 "정식 안건이 아닌 보고사항으로, 구단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고, 의견을 낸 구단도 'FA 등급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정도로만 말했다"고 덧붙였다.
4년 전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문제 삼나
하지만 KBO와 구단들의 이런 논의가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애초 김재환이 계약을 맺을 당시 KBO도 계약 조건을 모르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단도 분명 계약 전에 KBO에 문의를 했을 텐데, '문제없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KBO에서 승인해 줬으니 계약이 이뤄졌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4년 전에는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선수와 에이전트를 공격하는 게 앞뒤가 맞느냐는 지적이다.
김재환의 계약 조건은 구단이 동의해서 성사된 계약이기도 하다. 보통 이런 경우 선수가 원하는 옵션을 받아들이는 대신 보장 연봉이나 계약금을 줄이는 식으로 이뤄진다. 두산 역시 4년 전 계약 당시 김재환에게 지급할 총액 부담을 줄이는 대신 이 옵션을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구단이 타 구단과 영입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받아들인 계약인데 이제 와서 피해자 행세를 한다는 지적이다.
구단들, 재취득 기간 폐지는 왜 논의 않나
그러나 FA 재취득 기간 폐지 문제는 이상할 정도로 구단들 사이에서 논의되지 않는다. 지금은 자리에서 물러난 한 구단 관계자는 "몇 해 전 다른 구단 단장이 실행위원회에서 재취득 연한을 없애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의 별다른 호응이 없어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른 야구 관계자는 "선수들 중에서도 가급적 4년 이상 계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선수협 차원에서 이 부분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사자들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FA 4년 재취득 기간이라는 악성 제도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엉뚱하게 김재환법 도입만 논의되는 형국이다.
구단들이 이른바 김재환법을 실제로 도입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한 단장회의 참석자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내년 초 열리는 실행위에서 좀 더 논의할 것으로 보이고 실무진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규약 개정으로 가려면 정식 안건으로 올라와서 논의돼야 하기 때문에 다음 실행위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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