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장 안에서 드론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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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성적표다. 극장 사업부터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CGV는 코로나 이후 관객 감소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작과 배급에 참여한 영화들도 연이어 기대 이하 성적을 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2% 감소했다. 구조적 침체 국면이다.
OTT도 다르지 않다. 티빙은 넷플릭스라는 절대 강자에 눌려 제대로 힘을 못쓰는 형국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화제성에서 밀렸고, 가입자 확장 속도도 둔화됐다. 결국 티빙이 확실히 성과를 낸 영역은 하나다. 야구다. KBO 중계권 확보 이후 여름과 가을 시즌 티빙 이용자 급증은 분명한 성공 사례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CJ는 이 성공 공식을 그대로 겨울 스포츠에 옮기려 했다. 그 대상이 프로농구다. tvN스포츠가 제작하고 티빙이 송출하는 구조다. 야구만큼이나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티빙 KBL 중계 시청률은 이전 시즌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등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CJ는 원인을 파고드는 대신, 눈에 보이는 장면을 바꾸려 했다. 생동감, 차별화라는 단어를 앞세워, 농구장에서 드론 촬영을 진행했다. 그런데 통신 오류가 빈번한 체육관에서 드론 촬영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다. 책임 소재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던진 셈이다.
‘잘된 하나’에 기대 ‘안 된 아홉’을 무시한 단계에 와 있는 CJ. 야구 하나로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면, 실패는 반복된다.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다음 무리수는 또 다른 영역에서 반복된다. CJ에 마지막 경고음이 울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