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주원(23)은 근래 가장 바쁜 겨울을 보냈다. KBO 수비상을 시작으로 지난 9일 골든글러브까지 굵직한 시상식에 개근하며 상을 받았다. 2021년 프로 데뷔 후 연말 상을 받는 건 처음이다. 시즌 전만 해도 생각도 못 했다. 창원 집에는 트로피를 놔둘 공간도 없어 상을 받는 대로 경기 군포 본가로 보내고 있다. 수상 소감도 아직 어색하다. 최근 한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김주원은 “머릿속이 하얘진다. 소감 말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웃었다.
최근 일본과 평가전에서 9회 극적인 동점 홈런을 치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 김주원은 “공이 다르더라. 같은 직구라도 쑥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공이 방망이에 와서 맞은 것 같다”고 했지만, 일본 최고 파이어볼러로 꼽히는 오타 다이세이의 시속 155㎞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때렸다. 오타는 올해 요미우리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평균자책 2.11에 47홀드를 기록했다. 59.2이닝 동안 홈런은 불과 4개만 허용한 투수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향한 기대도 더 커졌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MLB) 유격수 김하성과 같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에 마음이 설렌다. 김주원은 “작년인가 전지훈련 때 미국 스프링 트레이닝 구경 갔다가 김하성 선배님이 알아봐 주셔서 짧게 인사는 드렸지만 제대로 야구 이야기는 못했다. 선배님이 1월 사이판 캠프에 합류하신다면 수비도 그렇고,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지 궁금한 게 많다”고 했다. 다른 많은 젊은 선수들처럼 김주원 역시 언젠가는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MLB 구단들의 관심도 조금씩 커지는 중이다 .올해 후반기부터 3~4개 구단 스카우트가 꾸준히 김주원을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시즌이다. 올해 김주원은 144경기 전 경기를 출장했다. 1번 유격수로 뛰면서 체력 소모도 그만큼 컸다. 올해 많이 달린 여파가 내년 악영향을 끼친다면 안될 말이다. 김주원은 휴식과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꾸준히 트레이닝 센터를 다니며 몸을 다지고 있다. 김주원은 “시즌을 치르면서 조아져야 할 데가 풀어지고, 풀어져야 할 데는 조여져 있는 부위들이 있다. 다시 조이고 풀면서 내년을 위한 기초부터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 다니는 센터 트레이너 선생님이 워낙 저를 오래 봐오셨다. NC 트레이닝 코치님들도 정말 관리를 잘해주시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WBC 최종 명단까지 들어서 좋은 성적 거두고 돌아오고 싶다. 저희 NC도 올해 경험 쌓고 성장한 선수들이 많아서 내년은 더 높은 곳까지 가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저 자신에 대한 의심을 어느 정도 걷어냈다. 하지만 야구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니까, ‘올해 반짝’이라는 소리 안 나오게 더 활약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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