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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관련 영상을 많이 검색해 보는 편이기는 하지만, 일본 쪽은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랬던 조형우(23·SSG)는 지난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을 앞두고 인터넷과 영상을 탈탈 뒤졌다. 일본 대표팀에 소집된 포수들의 등번호와 소속팀을 확인하고, 어떤 선수인지 기초 조사를 마쳤다.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도 다 파악했다.
두 번째 경기는 한국이 홈팀 자격이라 먼저 훈련을 했다. 다른 대표팀 동료들이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했을 때, 조형우는 계속 그라운드에 남았다. 일본 포수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서였다. 조형우는 "확실히 좋더라. 하체의 유연성은 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 같고, 유연하면서도 빨랐다. 다리 움직임 자체도 안정감이 있고, 움직일 때 파워나 스피드가 확실히 좋았다"고 받은 인상을 설명했다. 훈련을 보길 잘했다 싶었다.
경기 중에도 일본 포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머릿속에 넣었다. 잘하는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주눅 들거나, '나는 왜 저렇게 안 되나'라는 자괴감에 빠지지는 않았다. 조형우는 오히려 일본 포수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조형우는 "진짜 잘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마음도 들었다"면서 "느낀 게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조형우는 지난 11월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대표팀 명단에 소집돼 값진 경험을 쌓았다. 박동원(LG), 최재훈(한화)이라는 리그 정상급 베테랑 포수들과 함께 한 것부터가 큰 설렘으로 다가왔다. 조형우는 "선배님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내가 먼저 다가갈 생각이었는데 선배님들이 먼저 다가오셔서 그런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재차 고마워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정상급 포수들을 보고 느낀 게 자신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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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안주하기는 않는다. 2026년이 정말 중요하다.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 때문만은 아니다. 조형우는 "군대는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이다. 군대를 갈 생각을 하고 야구를 한다"고 잘라 말하면서 "세리자와 코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100경기에 나가서 프라이드가 생기지 않나. 하지만 그게 내년에 50경기가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최소한 2~3년은 꾸준히 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한 해를 맞이 하는 것이니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뭔가 자신감도 올라오고 더 끓어오르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보완점이 많다. 조형우는 대표팀 소집이 끝난 뒤 곧바로 일본 가고시마에 열린 팀의 유망주 캠프를 찾았다. 캠프 기간이 나흘 남았는데도 합류를 자청했다. 소집 전 이숭용 감독의 권유를 받아들여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3~4일이라도 그것을 더 연습하고 느낌을 가다듬기 위한 의지였다. 내년에 더 잘해야 한다는 의욕과 절박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조형우는 "타격 출발 준비를 더 미리 해놓으려고 한다. 토탭으로 바꿔 결과가 조금 나왔다고 하지만 2할3푼의 수치는 너무 낮다. 변화를 당연히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토탭의 장점을 마지막에는 잘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서 준비를 미리 해놓고 한 번에 힘을 쓰고 조금 더 멀리 칠 수 있는 그런 느낌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포수니 당연히 수비는 항상 머릿속에 있다. 조형우는 "수비적인 기술 훈련을 좀 찾아가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비시즌 중점을 설명했다. 이제는 국가대표팀 포수로 성장한 조형우는 "어이~ 국가대표"라는 주위의 장난을 여전히 수줍어한다. 아직은 그런 소리를 들을 때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단지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발의 넓이는 조형우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그 보폭이 더 커질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