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제 바람은 단 하나였어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 그리고 이곳에서의 경험들이 오히려 제 삶에 더 큰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을요.
단순한 야구의 기회로 시작됐던 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깊고 따뜻하며 진심이 가득한 문화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다른 어떤 음식이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을 만큼 한국 음식에 빠지게 될 줄도 몰랐고요.
(네, 집에 K-BBQ 그릴을 들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생을 바꿔놓을 인연들을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나를 받아준 동료들, 코치진, 구단 직원들, 그리고 팬들은 일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제게는 가족이자 ‘또 하나의 집’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매일매일은 제가 왜 야구를 시작했는지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즐거움, 노력, 그리고 챔피언십 무대에서 던지는 그 짜릿함까지.
무엇보다 제가 사랑하는 이 경기를, 이렇게 깊이 아껴주는 사람들 앞에서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특권인지 매번 느꼈습니다.
항상 일어나서 응원해주고,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팬들을 위해 던질 수 있다는 것.
그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팀이 관심을 주지 않았던 시기에, 한화는 독립리그 출신인 저를 믿어줬습니다.
제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기회와 무대, 그리고 집을 만들어줬습니다.
그 점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한국은 항상 제 안에 남아 있을 거예요.
이건 영원한 작별이 아니라, ‘다시 만나요’라는 인사에 더 가깝습니다.
진심을 다해...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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