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폰세, 와이스 두 사람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김지환 한화 이글스 통역은 지난 4일 공식적으로 2025시즌 업무를 마감했다.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는 프런트 중에는 가장 늦게 자신만의 종무(終務)식을 치렀다.
김지환 통역의 마지막 업무는 코디 폰세의 아내 엠마 폰세의 시상식 동행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출산한 엠마는 자신보다 먼저 미국으로 출국한 남편을 대신해 여러 시상식에서 대신 단상에 올랐다. 지난 4일 '2025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이 엠마의 고별 행사이자, 김지환 통역의 올해 마지막 근무였다.
김지환 통역은 "폰세가 아니었다면 내가 언제 이런 큰 시상식들을 다녀볼 수 있겠나. 정말 큰 영광이었고, 앞으로도 폰세와 와이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2025시즌 폰세-와이스 원투펀치를 앞세워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폰세는 29경기 180⅔이닝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으로 KBO리그를 정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KIA 타이거즈 윤석민 이후 14년 만에 투수 부문 4관왕을 비롯해 페넌트레이스 MVP, 각종 연말 시상식 대상을 독차지했다.
와이스는 '2025 최강 2선발'로 군림했다. 30경기 178⅔이닝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로 펄펄 날았다. 특히 지난 10월 24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은 뒤 포효했던 모습은 한화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팬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폰세, 와이스가 맹활약을 펼칠 때마다 덩달아 김지환 통역의 업무도 크게 늘어났다. 로테이션상 두 선수가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거머쥔 경우가 많았고, 경기 전후로 많은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지환 통역도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현장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선발투수 못지 않게 통역도 피곤해 보인다는 농담 섞인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김지환 통역은 "폰세, 와이스가 정말 대단한 피칭을 보여줬다. 덕분에 나도 많이 바빠지긴 했었다. 올해로 통역 업무 10년차인데 가장 정신없었던 1년이었다"라고 웃은 뒤 "사실 통역들은 담당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못할 때보다, 바쁘더라도 많은 인터뷰를 소화하는 게 뿌듯하고 보람 있다. 두 선수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또 "폰세가 지난 11월 30일 출국할 때 공항까지 동행했다. 폰세는 내게 '1년 내내 고마웠고, 너를 잊지 않겠다. 앞으로도 꼭 계속 연락하자'고 작별 인사를 해줬다"며 "와이스도 최근 문자 메시지를 통해 '나와 연락을 끊지 말자. 너와 평생 알고 가고 싶다'고 하더라. 나도 덕담을 하면서 계속 연락할 거고, 미국에서도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답해줬다"고 설명했다.
폰세, 와이스에게 김지환 통역은 단순한 통역 역할 이상의 존재였다. 폰세의 아내는 남편 대신 참석한 시상식 때마다 "특별하게 감사하고 싶은 분이 있다. 옆에서 통역을 해주고 있는 저의 통역사 김지환 씨다. 진심을 담아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 올해 최고의 동반자였고, 앞으로도 항상 잊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폰세, 와이스, 김지환 통역의 동행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폰세와 와이스는 나란히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면서 한국, 그리고 한화를 떠나게 됐다.
김지환 통역은 "폰세, 와이스가 떠나게 돼 정말 아쉽지만, 두 사람이 한화라는 팀의 위상을 치켜세워 주고 간 부분이 정말 고맙다. 미국에서도 꼭 성공하길 바란다"며 "폰세, 와이스가 당연히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잘 잡고 계속 뛰면 좋겠지만,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한화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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