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안타를 쳤더라도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한 타석이 하나라도 있으면, 팀이 승리해 모두가 기뻐하는 더그아웃 한복판에서 “오늘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한숨을 쉰다. 6일 현재 11경기 연속 안타, 최근 10경기 타율 0.390, 최근 9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SSG 유격수 박성한(27)의 이야기다.
박성한은 시즌 초반에는 5월 타율이 0.193을 찍었을 정도로 타격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내 6월(0.357), 7월(0.385), 8월(0.318) 반등하며 팀의 성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시즌 타율은 0.274로 규정 타석을 채운 SSG 타자 중 가장 높다.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다가 복귀한 8월부터는 리드오프 중책을 맡아 공격의 맥을 뚫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볼넷(72개)이 리그 전체 1위, 출루율(0.390)은 8위다.
그런데도 최근 본지와 만난 박성한은 “성적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시즌 초반 겪었던 부진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박성한은 “예전에 야구를 너무 많이 못 했기 때문에 지금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좀 부끄럽다. 워낙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면서 “타율이나 출루율도 중요하지만 그 상황에 맞게 야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주자를 불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한은 “공을 많이 보는 능력이 있으니까 감독님이 1번 타자로 써주시는 것일 텐데 그렇다고 내가 늘 잘하는 것도 아니다”며 “리드오프로 나가기 시작한 8월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 됐고 공도 많이 봐야 할 것 같아서 압박이 컸다. 지금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묻자 박성한은 “운동선수와 만족이라는 단어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만족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내세울 수 있는 성적은 리그에서 탑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볼넷이 1위이지 않느냐’는 말에 “그걸 자랑하기에는 조금”이라며 웃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성한이 팀 내에서 리드오프로 가장 적합하다고 칭찬하면서도 체력을 걱정했다. 올 시즌 몸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데다 1번 타자와 유격수를 병행하는 것이 체력 소모가 크다는 우려였다. 박성한은 “안 힘든 사람은 없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는 “어차피 선수들이 다 힘들고 다 똑같은 상황이어서 내가 많이 힘들다고 해서 그것을 티 내고 싶지도 않다”며 “NC (김)주원이나 KIA (박)찬호 형같이 다른 팀 1번 타자 유격수들도 다 잘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내색을 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리그 3위 SSG는 4연승을 달리며 4위 삼성과 간격을 2게임 차로 벌렸다. 박성한은 “선수들 모두가 어떻게든 매 경기를 이기려고 악착같이 노력하고 있다. 다들 많이 피곤하고 힘들 텐데 고생하고 있다. 이 점을 알아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저 또한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한 경기를 더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개인 성적도 따라오면 좋겠지만 지금은 일단 팀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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