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가 패트릭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대 타순을 첫 번째 상대할 때는 피안타율 0.197, 두 번째는 0.226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세 번째 상대에서는 피안타율이 0.344로 치솟는다. 피OPS도 1.073으로 급상승한다. 이닝별로 봐도 1-3회 피안타율 0.200, 4회 0.185로 위력적이지만 5회에는 0.393, 6회에는 0.533으로 갈수록 치솟는다. 패트릭이 5회를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KIA 타자들의 증언은 패트릭의 공을 초반에 치기 어려운 이유, 그리고 여러 번 상대할 수록 치기 수월해지는 이유를 보여준다. 이날 3점포의 주인공 오선우는 "투구폼이 정말 빠르다. 와인드업도 빠르고 퀵모션도 엄청 빠르다. 지금까지 만난 선수 중에 제일 빨랐다. 공도 빠르고 해서 그냥 눈 감고 쳤다"고 말했다.
6회 한 이닝에 패트릭에게 안타 2개를 때린 김호령도 "퀵모션이 너무 빨라서 처음엔 타이밍 잡기 어려웠다. 두 타석 정도 치고 나니 적응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선우는 "빨리 준비하자. 타자들끼리 그 얘기만 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지만, 두번 세번 상대하면서 타이밍에 적응이 된다는 얘기다.
패트릭은 애초 긴 이닝을 던지는 데 특화된 투수가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전업 불펜투수로 활약했고, 통산 35경기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02경기 중 95경기만 선발로 나왔고,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도 대부분 불펜으로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선발 맞대결 상대였던 KIA 제임스 네일도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불펜투수였다는 것이다. 네일은 마이너리그 245경기 중 96경기만 선발로 나왔고, 메이저리그 17경기는 전부 불펜이었다. KBO리그를 평정한 지난 시즌에도 이닝이터 능력은 아쉽다는 평을 들었다. 경기당 평균 5.74이닝에 불과했다.
하지만 네일은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당 이닝은 6.17이닝으로 늘었고, 13회였던 퀄리티스타트도 19회로 증가해 후라도와 함께 리그 공동 1위다. 7이닝 이상을 던지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작년 3회에서 올해 8차례로 크게 증가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7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 패트릭과 대조를 이뤘다.
....
외국인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버텨주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에게 전가된다. 패트릭의 '5이닝 벽' 돌파가 KT의 남은 시즌 최대 숙제가 됐다. 네일이 그랬던 것처럼 패트릭도 선발 보직에 적응해 이닝이터로 변신할 수 있을까. 그 전까진 KT가 바라는 에이스의 모습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https://naver.me/5qccAi9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