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듯 하더니, 야속하게도 여전히 시린 날들입니다.
카테에 글도 안 쓰고, 댓글도 안 달아준다고 카테 밖을 돌아다니고는 하지만 오늘은 우리 룡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많은 동사로마들이 룡이를 귀여워하고 좋아하지만, 그래도 역시 엔씨 카테 김룡이들이 최고입니다. 야구의 기쁨도, 야구의 슬픔도, 모두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무척 고마웠습니다.
저는 간혹 글을 쓸 때면 제가 알고 있는 좋은 말들을 끌어모아 최대한 잘 써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떤 말로 이 비통함을 형용하고, 어떤 말로 어설픈 위로를 적어 내릴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무척 부족하고 부끄러운 글이 되겠습니다.
야구와 엔씨다이노스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 날 NC파크를 찾았던 관중으로서, 그리고 나약한 한 인간으로서 저는 슬펐습니다. 분노, 허무함, 원망, 좌절, 애도, 상실, 우울 등 말로 다 하지 못할 감정을 곱씹다 슬프다는 말로만 겨우 내뱉고 있습니다.
악몽이지 않을까 정신을 차리려 해봐도 끝나지 않는 지독한 밤일 뿐입니다. 저는 피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며 발버둥 치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웃고 지내다가도 문득 사고가 떠올라 멍해지고, 아무렇지 않게 야구방에 들어와 글과 댓글을 쓰다가도 도망치고 싶어집니다. 야구는 도저히 못 보겠다가도 문자 중계를 힐끗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선수들 얼굴은 못 볼 것 같아 발걸음을 머뭇거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주장 민우의 인터뷰는 외면하지 못하고,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야구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같은 슬픔을 나누어 서로를 볼 때면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하기에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주할 때, 슬픔을 안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음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우리는 별들을 무척이나 사랑한 나머지, 이제는 밤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입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은 사랑이라는 이 의미를 두렵고 힘든 순간에는 항상 속삭입니다.
슬픔과 아픔이 가득한 밤하늘 속에서 우리가 사랑했던 그 순간들이 별처럼 떠오르기를 기도합니다.
까마득한 어둠에 지친 여러분이 별을 보며 두려움과 절망을 이겨내기를 소원합니다.
암순응暗順應이라고 아시나요? 밝은 곳에 있다 어두운 곳으로 가면 눈이 처음에는 안 보이다가 점차 어둠에 적응해 다시 잘 보이기 시작하고 작은 빛에도 반응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러분이 이 어둠을 오래 바라보고 있을 때, 우리가 그 작은 빛이 되겠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고 찾아 이윽고 밝은 눈을 찾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 그 아름다운 눈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곳에서 다시 웃고 울고 함께합시다.
엔씨 다이노스와 팬들이 서로의 빛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LIGHT, NOW
빛나라, 지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룡이.

。° °₍๐´ᯅ`๐₎ꔪ° °。 룡이들아 진짜 힘들고 슬프지만 니네 덕분에 그래도 버틸만하다 고맙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