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김호준(27)이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열성 야구팬이자 '김호준 덕후'인 아버지는 늘 훈수를 한가득 쏟아내신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 도움이 되는 말은 별로 없다고.
김호준은 독립리그 출신 '육성선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2017년 파주 챌린저스에서 뛰다가 2018년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이점을 살려 밑바닥 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김호준은 올해도 1군을 예약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호준을 작년보다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 말대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위력이 달라졌다.
김호준은 "권명철 코치님께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데이터 상으로 포심이 투심이나 슬라이더와 비교해 나은 점이 하나도 없는데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박정배 코치님과 김지용 코치님 도움을 받아 투심만 쓰기로 했다"고 돌아봤다.
일단은 가운데만 보고 던진다. 그렇게 해도 공이 알아서 변하는 덕분에 타자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롭다. 김호준은 "딱 5번(스트라이크존 한복판)만 보고 던진다. 그게 꺾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다. 변화가 세 가지 정도로 나타나는데 아직 내가 자유자재로 구사할 레벨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오히려 타자가 치도록 던진다. 올해 테마는 3구 안에 치게 만들기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팬은 바로 '아버지'이다. 다만 야구 이야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김호준은 "통화는 매일 하는 편이다. 야구에 대한 잔소리가 많습니다"라며 웃었다. 김호준은 "야구 선수 출신도 아니신데 엄청나게 이야기를 하신다.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가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서 "딱히 도움이 된 적도 없다"며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제는 그냥 믿고 응원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목표는 1군 풀타임이다. 김호준은 "50경기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고토 수석코치님이 100경기 나가라고 하셨다. 한 경기에 한 타자 하면 100경기도 가능하다. 100경기 나가라면 나갈 수 있다"면서 "열심히 준비한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릴테니 응원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076/0004255644
